포이멘 6기 "제자[제곱]"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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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552회 작성일 22-12-13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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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의 제자라는 것과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은 저에게는 동시에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개념입니다. 제자도를 생각하면 자녀로의 축복에 대한 것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엄청난 중압감을 느끼면서, 인자하심과 사랑 많으신 주님의 이미지가 머릿속에서 사라져버리고,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묵상하면 마음에 위로는 얻지만 그 상황에 만족해 버리곤 했던 것 같습니다. 자라온 문화 때문인지 천성이 그런 것인지 거의 모든 일을 의무적으로만 생각하는 버릇이 있는 저로서는 “주님, 해야 하는 게 많은 제가 아니라 하고싶은 것이 많은 저로 만들어 주세요”라는 기도나, “저의 동기가 두려움이 아니라 사랑이기를 원합니다”라는 기도로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신을 돌려 놓아야 했습니다.
독후감 숙제로 나온 제자제곱은 제목만 보아도 읽다가 중압감에 눌릴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 딱 예상한대로 책의 처음부터 100페이지까지는 “해야한다”는 내용이 한 가득이었습니다. 모두다 머리로는 알지만 부담스러운 것들이었지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을 최우선 순위에 놓을 생각이 없다면 여기서 책을 덮어라”라는 문장을 보고는 정말로 책을 덮을뻔 하였습니다. 이 대계명이 최우선순위가 되어야 함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그렇지 않을 때가 많았음을 누구보다 제가 가장 잘 압니다. 사랑이 없으면 하지 말라고 하는데, 기도 중에 “네가 사랑이 없구나”는 응답을 여러번 받아본 저로서는 책에서 요구하는 내용들이 비수처럼 느껴졌습니다. 나의 동기는 무엇일까를 돌아보면, 의무감일 때도 있고, 사랑일 때도 있고, 둘 다 아니지만 어쨌든 주님께서 하라는 일을 하고 나면 기쁨이 온다는 경험에서 오는 기쁨 추구일 때도 있고,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에는 앞의 모든 것들이 섞여서 동기가 되더군요.. 순수하게 사랑이 동기가 되는 나 자신을 어떻게 만드는 것일까요. 이 책에도 몇 번 언급이 되었지만 경험적으로 기도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강팍하고 너저분한 제 마음을 어떻게 할까요.” “주님 사랑으로 저를 덮어주세요”라고 할 수 밖에 없지요.
책에서는 사람들과 교제하라고 하는데, 아무리 존경하는 사람,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도 사람이란 존재를 만나면 힘이 다 뻐져버리는 MBTI의 강한 I타입인 저는 어떻게 하라는 걸까요?라는 의문을 달고 100페이지까지 읽어나갔습니다. 책에서는 별로 답을 안 준 것 같습니다만 이것에 대한 해답도 기도일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사람을 만나기 전에 기도하기. 머리가 다 큰 고집불통을 하나님 아니고서 누가 바꿀 수가 있겠습니까.
책의 100페이지부터 3백여페이지까지는 하나님의 인류구원계획과 사랑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이야기를 찬찬히 읽어나가는 것에 훨씬 더 마음이 움직이는 것 같습니다, 반복해서 읽고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나님의 사랑을 보고 읽고 거기에 동참하고 싶습니다. 제 자신이 좀 더바뀌기 전까지 이 책은 100페이지부터 읽어야겠습니다.
동기가 뒤죽박죽인 저에게 실망하고 시니컬한 모습에 한숨이 나올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지만, 그래도 희망이 있는 것은 제 몇년 전 모습과, 처음 성경을 접했을 때 모습을 기억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도 저 자신을 바꿀 수 없지만, 하나님은 내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마음을 움직이시고, 바뀌어 있는 저를 발견하게 하십니다. 참 좋은 스승이신 예수님을 사랑하며, 나를 이끄실 것임을 믿으며, 나 자신이 빗나가지 않도록 기도하고, 기도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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