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 14기 "제자입니까"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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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1,609회 작성일 24-12-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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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한 친구에게서 선물로 받은 이 책을 10월이 되어서야 끝냈다. 읽은 지 두 달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 와닿는 구절들을 찍어둔 사진을 하나씩 꺼내보면서 어렴풋이 기억나는 것은, 생각보다 강하게 얘기해서 중간중간 조금씩 쫄기도(?) 했던 책이었으나, 동시에 필요했던 깨우침이었던 것 같다.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삶은 어떠한 것인지, 그 의미가 어떤 것인지를 되새기게 해 준 책이었다. 예수님의 십자가 복음을 믿는다고 해서 제자가 되며 진정한 제자로서 살아내고 있다는 뜻은 아니라는 것.
내가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예수님께서 나의 ‘Lord’ 즉 주인이 되신다는 의미이다. 사실 한국어로는 ‘주님’이라고 부르는데, 이 책을 읽은 후 문득 내가 정말로 예수님을 진정한 주인으로 모시지 않고 있음에도 쉽게, 아무렇지 않게 ‘주님’이라고 불러도 되는가? 싶었다. ‘주님,’ 즉 주인으로 모심에도 그분이 하시고자 하는 일에 마음을 쏟지도,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며 내 뜻이 더 중요해지는 나의 삶을 돌아보았다. 이 책에서 ‘Even our motivation for evangelism is man-centered’ 라고 하듯, 전에 읽은 신약 강해 관련 책에서 크리스천들은 종종 사랑조차 그들의 사역/책임감의 일부로 행하려 하며, 그 속에서 하나님이 아닌 본인이 중심이 되기에 사랑을 부어주는 대상에 공감하고 그들의 필요에 정말 신경 쓰기보다는 부모님께 칭찬받으려는 아이처럼 일차원적으로 행하게 되기도 한다는 것을 읽은 것이 생각났다. 중심을 보시는 하나님이심을 알고, 노래하고, 묵상했음에도 다시금 ‘나의’ 마음이 중심이 되었던 것이다. 또한 이 책에서 ‘No wonder the listener thinks he would be doing Jesus a great favor to become a Christian’라고 하는 걸 보며 마음 한켠이 꽤나 찔렸다. 딱 이 시기에 나 또한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말씀도 이러했기 때문이다. 책을 읽은 날 써둔 일기의 한 단락을 발췌하자면:
“요즘 하나님께서 자주 주시는 마음은, ‘다은아, 날 위해 그 정도도 못해주니?’ 근데 이게 막 엄청 힘들고 그런 게 아니라, 나의 죄성들을 뛰어넘으면… 한 번 참으면, 한 번 웃으면 되는 것들이라 ‘앟 그럼요 주님,,’ 하고 할 수 있는 것들.”
그러하다. 예수님께서는 본인의 삶을 다해 나를, 세상을 사랑하셨는데 나는 이것조차 못 해드리는가. 그러고도 내가 정말 예수님의 ‘제자’이며 예수님이 나의 ‘주인’ 되시는가? 나의 마음과 행동은 예수님을 향하고, 따르고 있는가?
그럼에도 참 감사한 것은, 내가 정말 못할 것들을 무리해서 요구하시는 하나님이 아니라는 것이다. ‘God does not say, “Love your neighbors.” You cannot love the whole world. He says, “Love your neighbor.” So take one person, one family. Start to pray for that family. Start to look for their problems, their needs.’ 어찌보면 다행인 (?) 대목이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 내 주변의 사람부터 사랑하는 것. 그렇다면 이 ‘사랑’은 어떤 것인가 – ‘He loved us more than He loved Himself. He gave His life for us. In this degree of love, self disappears.’ 예수님이 우리를 사랑하듯 우리도 사랑해야 하고, 이 사랑은 self-less한 사랑이었다. 나의 마음, 뜻보다는 예수님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헤아리고 품는 것. 물론 너무나도 쉽지 않다. 그렇기에 저자가 언급한 에피소드가 무척 인상 깊었는데, 바로 former denomination에 있었던 사이 안 좋았던 사람에게 찾아가 포옹을 건넨 것이었다. 상대방은 당혹감에, 당신은 나의 ‘enemy’인데 왜 그러느냐 라고 하자 저자는 “I didn’t know that you were my enemy, but here’s an opportunity for me to love my enemies. Thank you, Jesus, for my precious enemy!” 라며 도리어 감사한다. 어떻게 본인을 미워하는 사람을 대할 때조차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을 떠올리고 실천할 수 있었을까 – 제자로서의 마음가짐이 삶 속에 뿌리 깊게 박혀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기에 도리어 감사하고 찬양할 수 있는 삶.
찬양과 감사에 있어 저자는 본인의 언어대로, 본인의 표현대로 각자의 ‘시편’을 노래할 것을 얘기한다: ‘Why shouldn’t people who are filled with the Spirit have a natural outflowing of psalms?’ 또한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우리가 잘 아는 성경 구절/찬양을 개사해서 부른다: 'This is the day that the Lord hath made/We will criticize and complain in it.' 원래는 ‘we will rejoice and be glad in it’인데, 살면서 전자의 가사로 지내는 순간들이 더 많은 것 같아 부끄러웠다. 하나님께서 만드신 날이기에, 나의 삶은 제자로서의 삶이기에 그 어떤 것보다도 그분의 뜻을 따라가기에 기쁘고 감사할 수 있는 자세. 갈2:20에서 말하듯 내가 죽고 내안의 예수님만 사시는 삶이 이러한 것이겠지. 물론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지만, 그 속에서도 하나님께 솔직하게 나아갈 수 있음이 또한 감사하다. 나의 주인 되시고, 아버지 되시며, 친구되신 하나님께 - 시편에 각종 불평과 저주 또한 있었듯, 나도 솔직하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 저자가 말하듯 하루하루 나의 시편으로, 하루만큼 더 제자된 삶에 가까이 나아가는 삶이 되길 소망한다.
‘Listen to me: Go ahead and sing a new song to the Lord - even if it is a scribble. … Start to sing. Put the attitude of your heart into new words and a new song. Tell the Lord a story about what has happened to you today, about something you see around you, about anything that shows His power and gl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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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양준모님의 댓글
양준모 작성일
열흘 전의 독후감을 이제야 읽게 되었네요.
주님의 진정한 제자가 되는 길을 향해 가는 자매님의 고민과 노력을 볼 수가 있어 큰 은혜가 됩니다.
감사합니다.

장혜정님의 댓글
장혜정 작성일
아멘~
주님이 진정한 나의 주인이 되심!! 좁은 길이지만 넉넉히 감당케하시는 주님의 은혜를 노래하는 자매님의 고백에 아멘으로 함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