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입니까"를 읽고 - 김대환 (디사이플 7기 수요일 저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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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Edward
조회 3,617회 작성일 17-12-14 15:35
조회 3,617회 작성일 17-12-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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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입니까”는 대부분의 교회와 교인이 겪고 있는 문제점의 핵심을 직접적으로 짚어내고 유쾌한 비유로 풀어냅니다. 하지만 그렇게 짚어낸 문제점들은 바로 대하기 무거운 것들이었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고, 하나님의 지상명령을 시행하기보다는 그런 마음을 달라고 빌면서 그 명령의 시행을 하나님의 책임으로 돌립니다. 성경에는 없는 여러가지 전통들 혹은 전통이라기 보다는 이전에 하던 것이라 그대로 하는 것들 속에 빠져 있습니다. 하나님의 뜻을 구하기 보다는 내 뜻을 내가 원하는대로 이루어달라고 하기에 바쁘고, 하나님의 뜻에 전적으로 순종하지 못하고 항상 여지를 남겨둡니다.
읽는 동안은 여러가지 통쾌한 비유가 즐겁게 읽혔지만, 다 읽고 나서 마음이 무거워지는 책이었습니다. 책에서 지적한 내용 중에 상당부분은 책을 읽기 전에도 알고 있었지만 행동하기를 미루고 있었던 부분이었고, 내가 다가가기에는 너무나도 먼 경지였습니다.
성경공부를 하면 할 수록 구원받기가 힘들어진다는 생각에 빠졌습니다. 우리가 영적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이미 알면서 덮고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린아이에 머물고 싶고, 영적 어른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거기에서 오는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지기가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면서 기도를 하는 데에 부하가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 누군가를 용납하는 마음을 달라고 기도하면, 문득 주님 말씀따라 제가 누군가를 용납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하지 않고, 주님께 바통을 넘긴 다음에 마음이 생기면 하고 아니면 안 하려고 그런 기도 하는 게 아니냐고 속삭이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면 또 그런 기도를 할 수가 없어서 주님 말씀대로 하겠다고 기도하기에는 내 마음속 어딘가에서 주저주저 하는 소리가 들리고 내 마음속을 다 아는 주님께 진짜 생각과 다른 기도를 드리는 게 옳은 것이냐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솔직하지 못하고 가식적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도는 갈팡질팡하고 어느 방향으로도 기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자입니까"에서 짚어놓은 여러가지 제자도의 경지는 내가 다다를 수 없는 저 끝머리에 있었고 부담만 더해갔습니다.
그러다 말씀잔치 이후에, 그리고 몇몇 묵상 이후에, 내 기도에 대해서 내가 등급을 매기고 판단하고 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을 정죄하듯이 내가 나를 정죄하느라 정작 기도를 못하고 있었고, 어느 방향으로 기도를 하든 그 기도를 막고 있던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아”라는 소리는 불완전하기만한 나의 "의”를 이루려는 욕심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제대로 하지 못하면 주님도 방법이 없으실 거라고 생각했던, 주님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생긴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치 사칙 연산 배울 즈음에 수학 과목 목차를 보다가 미적분을 마주하고서는 수학 자체를 포기하려는 아이 같았습니다. 옆에 유능함과 능수능란함에 세상 비할 자가 없는 1-to-1 맞춤형 선생님이 계시다는 것을 전혀 깨닫지 못한 것이었지요. 좋은 선생님 곁에 있으면 이후에 배우게 될 것이 미적분이든 해석학이든 결국 내가 이해하게 될 거라 믿고 계속 공부하게 되듯이, 성경을 공부하고 “제자입니까”와 같은 책을 지금 읽게 된 것이 신앙의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는 즈음에 다음 목차를 볼 필요가 있어서 예비되고 주어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속에 있던 부담들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제자입니까”에 나오는 형제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 방안들, 주님께 구체적으로 감사하는 방법들, 주님께 100% 순종하는 제자의 삶이, 지금은 멀기만한 제자도이지만 그것이 지금쯤 보아야할 청사진 중의 하나이니, 부담으로 뒷걸음치지 않고, 주님께서 능히 나를, 마음을 다해 순종하는 모습으로 자연스럽게 바꾸어나가실 것을 신뢰하고, 그 여정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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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수진님의 댓글
이수진 작성일
모든 성도가 가져야 하는 성화의 과정에 따른 거룩한 부담감은 주님의 은혜로 해소되고 성령님이 함께하시며 이끌어 주시는 능력안에서 이루어 갑니다
그것은 행위구원도 아니고 의지숭배도 아닌
자아를 내려 놓은 성도의 결단위에, 마음을 살피시며 도우시는 성령님께서, 우리를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까지 양육하시며
하나님의 창조때의 선하신 계획을 이루어 가시는 첫 발걸음 일 것입니다. 제자의 모습으로 변화 되어갈 형제님의 모습을 응원합니다

서용석님의 댓글
서용석 작성일
주님을 향한 형제님의 눈물의 고백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께서도 기뻐받으실 줄 믿습니다. 형제님이 걸어가실 그 믿음의 여정에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