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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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817회 작성일 12-07-30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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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금요일날 Great America Park 에 갔다. 회사(스튜디오) 3주년 되는 날이라 파크에서 열리는 3주년 축하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 전날 받은 티셔츠 (회사로고와 프로젝트 이름이 찍힌) 와 모자를 쓰고 집을 나섰다. 예상대로 파크에 온 사람들 중 아는 사람은 모자의 로고만 보고도 알아본다. “와~ 너 이거 만든 사람이니?” “오 ~ 너 여기서 일하니?” “너 거기서 뭘 만들었니?” 등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들의 얼굴에는 반가움과 부러움이 가득했다. 친절하게 인사나누고 돌아서면서 바로 이런 생각을 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지금 처럼 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다가와, “와~ 너 예수님 아는 사람이니?”, “오~ 너 예수님하고 일하니?” “너 무슨 일하며 주님을 섬기니?” 등의 질문으로 반가와 한다면 얼마나 신이 날까… 주님, 그런 프로젝트 하나 만드시죠? 하늘을 올려다 보고 복 받쳐 오르는 알 수 없는 마음에 대고 외쳤다.
제자입니까…
세상에는 두가지 종류의 심리가 있는 거 같다. 말씀을 들을 때 “다 내 탓이요”라고 받아 들이는 부류와 “다 네 탓이요”라고 받아들이는 부류. 나의 경우는 전자에 해당한다. “다 내 탓이요”라는 자숙을 통해 평안함도 얻을 수 있지만 반대로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경우도 많다. 성가대에서 목소리가 튄다고 할 때면 그게 다 나때문인거 같고, 믿는자로써 섬김이 부족하다는 설교를 들으면 다 나를 꾸중하는 거 같고, 목원 중 한분이라도 힘들어 보이면 다 내 탓인거 같다. “제자입니까”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나의 솔직한 심정은 이분은 또 얼마나 나를 꾸중하실까 였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나는 후안카를로스의 글을 통해 세상의 잣대로 억눌려있었던 나의 내면의 모습까지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 ‘너, 호정아, 잘 알고 있구나…’ 마음을 체워주는 주님의 음성을 느껴가며...
둔해져가는 영적신경 아래쪽을 자극해 준 저자의 서문. ‘… 교인 수를 200명에서 600명으로 늘렸다고 해서 자랐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건 자라는 것이 아니라 살이 쪄 가는 것이다.” (p7). 문득 지금 내가 섬기고 있는 목장과 몇몇 교회들이 생각 났다. 이 분 나와 언어가 같은 사람인가?... 하는 호기심과 관심으로 읽어 나갔다. 마치 주님 품에 가장 편안한 자세로 구겨져 안겨 책을 읽고 있는 느낌같았다.
새 포도주를 새 부대에 담아야 하는 이유는 헌 부대가 “낡았기 때문”이 아니라 “딱딱해 졌기때문”이라는 그의 말이 내 생각을 한참 동안 잡아 두었다. 세월이 지나면 성장을 멈추는 육신과 달리 내 속에 있는 하나님의 영은 세포분열을 멈출 줄 모른다... 그러나 언젠가 낡아서가 아니라 딱딱해 졌기때문에 버려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곧 자세를 바로하고 앉았다. 그리고… 잠시 후 교회공동체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을 품게 하신다.
하나 남은 마지막 장를 넘겼을 때, 내 속에 그려진 메아리의 잔상은 분명했다. “주권인정” 그리고 “사랑”… <하나님의 주권인정>과 <예수님의 사랑>…하나님의 주권인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삶 자체의 <경배와 찬양>. 그리고 예수님의 사랑을 통해 만들어지는 세상을 섬기는 <삶>. 후안은 그 진리를 또 한번 세상에 기록하고 간 하나님의 사람이다.
나는 예수님 스타일의 스승이 좋다. 가르침 속에 권능과 위엄도 있지만 무엇보다 딱딱한 내 마음을 움직이는 건 그분의 섬김과 사랑의 삶 자체이다. 그져 나 같은 제자를 둔 예수님이 안됬고 미안할 뿐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나같은 제자를 품어주실 수 있는 분은 예수님밖에 없기 때문에 나에겐 초이스가 없다. 딱 붙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고백한다... "제자 입니다. 비록 부족함 투성일지라도..."
스스로 할 수 없는 제자의 길… 12살 된 아이가 12살 된 만큼 아버지를 기쁘게 하는 것 처럼 내 영의 나이 만큼 아버지 마음을 헤아리며 그분을 기쁘게 하련다.영의 나이 3살 때 영의 나이 12살의 세포작용을 알 수 없었던 것 처럼, 영의 나이 20에 있을 변화와 부르심을 놓고 지금부터 고민하거나 근심하지 않으련다. 올리시든, 내리시든, 패대기 치시든... “너, 호정아, 잘 하고 있구나…” 라고 들려 주실 주님의 음성이 잘 들릴 수 있도록 아주 딱 붙어서 말이다.
그것이 제자이든, 종이든, 자녀이든… 내게 달린 명찰은 오직 하나이기 떄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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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경일님의 댓글
손경일 작성일
그렇지요?.....제자입니다..그러기에 모든 하나님이 주신 마음에 순종하며 스승을 따라 가는거지요...^^
그곳이 선교지라 하더라도요...^^ㅎㅎ

suyoungKim님의 댓글
suyoungKim 작성일
저두 자매님 처럼 주님께만 껌딱지 마냥 딱~붙어 있으렵니다..^^
후퇴하지 아니하고, 그렇다고 오버해서 신앙의 나이에 맞지않게 행동하고 말하지 않는...
오늘 목사님 말씀처럼 있는 모습 그대로 조금씩 조금씩주님께 솔직히 나아가는 주님의 제자가 되려고 기도하며,
노력하렵니다..
아~갑자기 머리와 가슴이 홀가분해지는 이기분은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