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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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uyoungKim
조회 2,930회 작성일 12-06-08 00:09
조회 2,930회 작성일 12-06-0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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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지 말아야지..떨지 말아야지..하며 속사람을 강하고, 담대히 하려고 노력했건만...막상 디사이플 반으로 들어서는 순간 긴장이 되었습니다..
모든 분들이 열심히 복습들 하시며 집중하시는 모습에 왜그리도 더 떨리던지요...(저 같은 사람때문에 '청심환'이 생겼나 봅니다..)
질문에 응답하는 시험지 한 묶음과 성경 암송 구절들을 좔~좔 써내려가야만 하는 하얀 백지를 보는 순간 제 머리 속도 하얘지는 것 같았습니다..
큰일 났습니다...디사이플 반 교재는 복습했건만 성경 암송은 거의 재쳐두는 수준이였는데...
'설마..다 쓰라고 하시겠어?' '이중에 몇개만 아니...객관식으로 나올지도 몰라!' 하며 머리 속에서 이런 저런 계산을 짜맞춘 후 아주 가볍게 몇 번 읽어보며 대충 넘어갔는데...
그런데....정말 하얀 A4용지를 주시며 이제까지 외운 모든 성경 구절들을(총 10개) 쓰라고 말씀 하시는 순간...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너무 멍하다 보니 첫 암송부터 뒤죽 박죽...
그냥 자연스레 입이 떡~벌어지는 상황이 연출 되었습니다..

솔직히 스르르 일어나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줄행랑을 치고 싶었습니다..
몇 개 쓰고서 고민 고민 하는 제 모습이 안쓰러웠던지 옆에 계시던 모 자매님께서(너무나 elegan~ce 하신 자매님) 이거 이거 안썼네~하시며 앞구절을 살짝 읊어 주셨습니다..
아~하(
) 아주 재빠르게 그 구절을 써내려 갔습니다..

옆에서 다시 살짝 보시더니..이것도 빠졌어~ 하시면서 또다시 꿀맛 같은 힌트를 툭~ 던져 주십니다..
갑자기 잊고 있었던 암송들이 술술 머리 속에서 풀어지는 것 같아서 내심 흐뭇한 마음으로 열심히 적었습니다..
마음이 무~척 찔리긴 했지만 이 반에서 제일 어린 녀석이 살아보겠다고 바둥 바둥 하는구나 하는 마음으로 어여삐 여겨 주신 것 같아서 참 감사했습니다..
여차 저차 시험을 끝내고 차를 운전하며 아이들 pick up을 위해 돌아가는 길에..
그냥..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면서 입가에 미소가 사르르 흘렀습니다..
만약 이 시험이 세상적인 시험이였더라면 이렇게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을까?
감독관이 매서운 눈으로 감시하고, 서로 혹시나 저 사람이 내걸 보지 않을까 라는 마음에 철저히 시험지를 밀폐시키면서 상대방을 경쟁자로만 생각해야 하는 세상 시험과는 다르게... 우리 손 목사님 자연스레 밖으로 나가주시고..컨닝해도 눈감아 주시겠다는 무언의 표현이리라..(제 맘대로 해석입니다.
)

우리 j_calling 살짝 살짝 서로가 힌트 주는 걸 아시면서도 빙그레 웃으시며 눈감아 주셨던 넓~~은 마음...
서로가 잘되기를 바라며 옆사람에게 힌트 주시는 자매님들의 애교스러운 표정과 몸짓들이 생각나 그냥..감사했습니다..
디사이플 반 시험을 통해서 하나님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어서 참 행복했던 하루였음을 고백하고 싶습니다..
에구구...사람들을 통해 은혜 받다보니 저의 부정 행위를 스스럼 없이 다 내놓았습니다..

용서해 주실거지요?(도둑이 제 발 저렸나 봅니다..!!^^;;)
빨리 글을 마무리 하고 줄행랑 쳐야 할 것 같은 느낌이...모두 모두 수고 하셨습니다~~휘리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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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abby님의 댓글
sabby 작성일
그게...힌트 주신 자매님 허무하게시리...(oops!!!) 성경구절은 우리말인테 왜글케 단어 선택이 어려우신지...입으로 술술 외지는거 같은 말씀들이 글로 써 내려가니 살짜~기 바뀌어 있네요...^^
평소 계량 컵 하나 안쓰고 대~충 feel로 손맛이다... 하고 요리하는 버릇이 있어서 인쥐 원~~ 방학동안 열~씨미 확실히 복습해야 겠네요...*^___^*

Young님의 댓글
Young 작성일
자매님들 글을 보니 옆에 있던 자매님에 대해 더욱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내가 융통성 없게시리 목사님이 한글자라도 틀리면 안된다고 해서 그만
그냥 내선에서 모른 척 할 걸. 괜히 물어봐가지고
정말 너무나도 글씨까지 예쁘고 완벽했는데
죄송해요 자매님

유지숙님의 댓글
유지숙 작성일
하하.. 수영 자매님! 글이 너무 재미있어요. 팔딱 팔딱 내용이 살아 뛰는 것 같아요. 이 노랗고 동그란 아이콘도 너무 웃겨요~ 시험 보고 홀가분한 마음.. 에 아이들까지 방학이라니... 인생에 천국이 시작되는 기분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