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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이멘 6기 김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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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대환
조회 347회 작성일 23-05-20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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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에 포이멘 제자 과정이 개설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신청을 할지 말지 망설임이 많이 있었습니다. 분명 가치있는 일이라는 것을 이전 제자 과정을 통해서도 알고 있었지만, 시간적인 부담이 있는 것은 사실이었고, 제자반을 들으면 들을수록 나는 페이도를 다시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생겨서, 내가 무슨 포이멘 과정을 듣는가 싶기도 했습니다. 이럴 때는 뒤에서 등떠미는 사람이 필요한데, 담임목사님께서 예배 후 식당에서 건네신 “할 거지?” 한 마디에 쑥 밀려서 하게 되었습니다. 화요일에 늦게 와도 나머지 일을 다 처리해주겠다는 아내의 헌신의 약속도 있었습니다.
그 후로 어느새 8개월이 지나, 포이멘6기생들과 함께 기도하고 삶을 나누고 공부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니, 지난 9월에 저에게 왔던 초대처럼, 아무것도 모르던 시기에도 저에게 찾아왔던 하나님께로의 초대가 떠오릅니다.

저는 불교를 믿는 집에 장손으로 태어나서, 절에 가는 것이 익숙하고, 부처에게 절하는 법, 제사 순서나 제기 놓는 법을 배우며 자랐습니다. 그러면서도 저의 종교관은 무교 혹은 (신 같이 보이는 것은 다 믿는) 다신교나 (나 자신을 믿는) 아신교에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거의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과학에 심취해서 과학 아닌 것들과 통계낼 수 없는 모든 것들은 다 느낌일 뿐으로 무시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하루는 누군가가 커피마시며 우주를 논해보자고 하길래 그것 재밌겠다고 따라갔다가 커피숍 2층에 있는 “도를 아십니까" 아지트로 들어가게 되어서 다음날 새벽 5시가 되어 반대쪽에 저랑 논쟁할 사람이 다 떨어질 때까지 말로 싸웠던 기억도 납니다.

저는 당시에 남의 말은 끊지않고 다 들어주지만 끝까지 반박하고, 결국에는 설득이 안 되는 종류의 사람이어서 전도하기 까다로운 타입이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왔던 그리스도인으로부터의 두 번의 전도가 있었습니다. 한 번은 “혹시 지금 힘든 일이 없냐”고 하길래 제가 아무런 근심이 없는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했더니 포기하고 가 버렸습니다. 다른 하나는 저를 붙잡고 전도지 책자 하나를 꺼내 죄와 예수님의 보혈과 구원에 대해서 설명하고 제가 하는 질문을 다 받아주었었는데, 그렇게 하고도 저는 아무런 마음의 변화없이 저 사람들은 이렇게들 믿나보다 하고 지나갔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서 아내를 위해서 처음으로 기도를 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 때도 나는 믿지 않지만 아내가 믿으니 아내 일은 그쪽 신에게 부탁해본다 정도의 개념이었습니다. 배운게 없어서 아멘도 없이, 예수님의 이름으로라는 말도 없이 기도도 합장으로 했었습니다.

그렇게 “그쪽 신"이라고 말하던 제가 “나의 하나님” “나의 아버지"라고 고백할 때까지, 우리 하나님께서 얼마나 오랜시간을 한결같이 기다리시고, 노하지 않으시고, 때마다 도우셨는지 모릅니다. 제가 교회에 간지 몇달 지나고 나서, 그 옛날에 전도지 들고 저에게 수십분간 설명하고는 소득없이 갔던 그 분이 했던 구원의 이야기가 전부 다 떠올라서 울었습니다. 이렇게 저에게 왔던 하나님께로의 초대는 헛된 것이 없이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우리 교회의 제자반도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저와 같이 성인이 되고나서 예수님을 만난 사람에게는 모태신앙이신 분들이 전혀 상상할 수 없는 빈 구멍들이 있습니다. 기도하시는 할머니나 어머니의 모습을 본 적도 없고, 주일학교반에서 배웠어야 할 상식도 없이, 주일에 가서 듣는 성경 몇 구절과 설교말씀으로만 살아가면 여러가지 혼란이 옵니다. 설교말씀중에 흘려들었던 산상수훈을 선상수훈으로 들었는지 한동안 예수님께서 배 위에서 가르치신 줄 알던때가 있었고, 사울은 왜 여기도 나오고 저기도 나와서 다윗과 베드로가 동시대인물인줄 알던 때도 있었습니다. 기노스코부터 둘로스까지 제자반을 수료해가면서 포이멘님들의 명쾌한 설명과 함께, 무엇보다도 자의로든 타의로든 무조건 성경을 꾸준히 읽게 만드는 분위기, 그 속에 말씀을 읽어가며 제가 자라면서 배웠어야할 많은 부분들이 메꾸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에 팬데믹이 있었고, 그 와중에도 개설된 포이멘 제자 과정을 회사일을 핑계로 건너뛰어서 3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작년에 포이멘 제자 과정이 개설될 때 즈음 저는 매일 회사일에 시달리고 우울감이 반복되는 번아웃 상태였습니다. 담임목사님께서 직접가르치신다고 하니 안 그래도 없는 시간에 포이멘수업하는 화요일은 그냥 없어지겠구나 싶기도 했고, 배우는 것, 따지는 것 좋아하는 제가 성경공부해서 지식 더 쌓으면 교만해질 뿐이라는 그럴듯한 핑계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포이멘 과정을 시작하고 두 번째 수업을 하기도 전에 저의 우울감과 번아웃은 없어져 버렸습니다. 수업은 일주일에 한번이었지만, 첫날부터 시작된 하루 기도분량 채우기와 날마다 말씀 5장을 읽고 마음에 닿는 성경 구절을 공유하는 것을 매일, 그렇게 14번 연속으로 했더니, 숨을 못 쉬다가 산소호흡기 쓴 마냥, 숨을 쉴 수 있게 되었고, 눈이 떠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를 얽어매던 여러 급한 일들은, 눈을 뜨고 보니, 급할 지는 몰라도 안달할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 하나하나에 ‘사소한 급한일'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고, 일에 매몰되지 않을 수 있는 지혜를 주님께 구했습니다. 3년이나 지나서 잊어버리고 있었는데, 성경공부반이 아니라 제자반이었던 것이죠. 수업교재를 통해 배우는 것은 단순히 성경 지식이 아니라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과, 그 이전에 우리를 감싸는 주님의 긍휼과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쉽게 하나님을 잊고 ‘내 문제', ‘내 생각'에 빠지는 우리들의 죄된 본성을 인식하는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같이 배우는 사람과 가르치는 사람이 한 공동체를 이루어서 ‘실제로 해 보는 것’을 통해 배우고 경험한 것이 큰 은혜였습니다. 화요일마다 포이멘 6기생들과 김성기목사님, 손희순 포이멘님, 손경일담임목사님과 ‘함께 기도하고 하나님께 찬양’드렸습니다. 통성으로 기도하고 합심으로 기도하는 훈련을 했습니다. 내 기도소리가 내 영을 깨우더니 그것이 선포가 되고 믿음이 되며, 다 같이 합심으로 드리는 기도가 하모니를 이루고 한 마음으로 주님께 드려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서로를 위해 기도했고, 개인을 위한 기도, 교회를 위한 기도, 열방을 위한 기도, 어떤 기도제목이 언제 올라오든 기민하게 반응하여 기도했습니다. 매일 성경말씀을 읽으면서 각자 마음에 감동이 있던 구절을 서로 공유하기를 매일 했더니, 수료식을 하는 날 정확하게 성경 일독이 되었습니다. 포이멘 6기 모두가 성경전체를 같은 속도로 읽으며 매일 서로 말씀을 나눈 특별한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수업마다 짝기도를 하면서 나눈 많은 기도제목들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른 이들이 일상에 어떻게 감사하는지, 역경에 어떻게 간구하는지를 보고, 기도로 돌파가 일어나는 것을 직접 보고, 성령님께서 임재하심을 같이 느끼고, 이 모든 것에 서로가 증인이 되는 과정을 지나면서 진리 안에 있는 충만함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4페이지에 걸쳐 프린트되어 있던 45개의 성경구절도 처음에는 삼키듯이 외우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때마다 상황마다 저를 붙드는 힘입니다.

저는 제 학생 시절에 소득없이 저에게 예수님을 전했던 그 분께 감사합니다. 큰 일이 있을 때마다 “모태신앙은 저런 게 되나보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본이 되어 준 아내에게 감사합니다. 제자반이 열릴 때마다 지나가는 말로라도 저를 권면했던, 등떠밀어주셨던, 전도사님, 목사님, 친구들에게 감사합니다. 저는 궁금한 것도 많고 의심도 많아서 제자반을 이끌어주셨던 많은 포이멘님들을 귀찮게 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의심 많은 사람 처음 본다"는 말도 들었었고, “의심이 사라지는 순간이 올 것이고, 그 때 더 큰 믿음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말도 들었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그 의심이 멈추는 순간이 왔습니다. 답을 다 들어서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을 더 알고 확신하게 되자 그 많은 의심과 질문들이 별 의미가 없고 초라해졌습니다.
매 수업마다 찬양 인도해주신 김성기 목사님, 해박한 지식으로 성경 전체를 잘 풀어주신 손희순 포이멘님, 열정적으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과 우리 신앙에서 맞닥들이는 실제적인 문제들과 해법을 알려주시고, 훈련시켜주신 손경일 담임목사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참 고집불통인데, 제가 꺾여버릴까봐 저를 한번에 부수지 않으시고, 비에 젖듯이, 오랫동안 꾸준히, 제가 인지하지 못한 모든 순간에도 신실하게 길을 열어주신 주님께 감사합니다.

저도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을 하나님께로 쑥 밀어주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말씀을 붙잡는 자리에, 기도의 자리에 같이 가고 등떠미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제가 해 봤던 모든 종류의 의심과 고집과 강팍함에 대한 기억도 하나님께서 잘 써주시길 기대하며, 승리하신 주님을 찬양합니다. 승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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