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사이플 13기 목요일 오전반 / 영적 리더십을 읽고 > 제자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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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이 책의 시작은 작은 고통이었다. 제목부터 선택권이 나에게 주어졌다면 고를 법한 책이 아니었고 쉽게 읽고 넘겨지는 책도 아니었다. 나는 이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표현한 것처럼 ‘사회를 변화시키려는 야망’은 한번도 품어 본 적이 없다. 리더도 마찬가지로 오히려 피하고 싶어하는 쪽이다. 누군가 나서서 뭔가를 하려고 할 때 적극 동참을 해 줄 수는 있지만 내가 최초의 발언자나 시작점이 되는 것을 힘들어 한다. 그래서 이 책은 내게 “내가 리더가 될 수 없는 101가지 이야기”에 가까웠다.

두꺼운 책 분량만큼 어디선가 한번 들어 본 것 같고 이런 모든 것들을 갖춘 리더가 있다면 무슨 일이든 다 진행될 것 같은 수 많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들이 나온다. 정말 이걸 다 갖춘 리더가 존재하기는 할까? 이런 점을 다 갖춘 사람이 내 리더로 서 준다면 좋을것 같긴 한데 주님만 가능한 것 아니야? 하는 의문마저 들었다.

그리고 고민이 되었다. 이 책의 독후감은 어떻게 쓰지?

이 책을 읽으며 순간순간 좋았던 말들, 페이지를 다시 들여다 보았다.

영적 리더가 세상적 리더와 다른 점은 하나님이 키우시기 때문에 성령을 주시고, 필요한 기술도 개발해 주시고, 모든 과정을 하나님이 이끌고 맡기실 일도 정하여 주신다고 했다. 그럼 내가 해야 할건 뭐지?라는 의문에  우리가 해야 할 중요한 일은 하나님의 뜻을 알기 위해 하나님과 가까이 동행하고 소통하는 것이라고 제시한다. 우리가 하는 실수 중 하나가 하나님의 충분한 음성을 들으려 노력하지 않고 잠깐 기도하고, 급히 목표 설정으로 넘어가는데 그러면서도 그 과정에 기도와 말씀을 넣었기 때문에 그 계획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으로 착각을 한다는 것이었다. 영적 리더의 역할은 자기 비전을 만들어서 거기 따를 만한 사람들을 모으는 게 아니라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약속을 전달하는 것이고, 그 비전을 전달할 때에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증거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었다.

이렇게 되니 항상 가지고 있는 질문이 다시 내 머리 속에 나타난다.

하나님의 약속, 하나님의 비전, 하나님의 뜻이라는 건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충분한 시간이라는 건 어느 정도가 되어야 충분 하다고 할 수 있을까.

그 모든 것에 대한 대답 또한 항상 들어왔던 어찌 보면 뻔하지만 당연한 것.

기도와 성경 말씀 읽기였다.

책 여기저기서 기도와 성경 말씀의 중요성이 나온다. 하나님의 약속은 말씀에 있으므로 비전을 제시하기 전 성경을 찾아보아야 하며, 기도중에 얻은 말씀이 하나님의 뜻인지 확인해야 할 때에도 기록된 말씀으로 확인하며, 성령은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인도하시기 때문에 성경을 알지 못하면 성령이 우리를 인도하실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하나님과 시간을 보내는 가가 아니라 “그 시간이 하나님이 하실 말씀을 다 하실 수 있을 만큼 충분한가”가 중요하며 하나님께 시간을 더 드리면 더 많은 말씀을 하시지 않겠냐고 묻는다.

더 이상 나에게 이 책은 리더를 위한 책이 아니라 하나님과 어떻게 동행하며 가야 하는가에 대한 책이 되었다. 우리가 성경 공부를 하면서 하게 되는 성경읽기와 기도하기의 중요성을 어리석게도 이제서야 깨닫는다. 그것이 왜 꾸준하게 지속되어야 하는지도 말이다. 충분한 시간이라는 것은 그 때 잠깐이 아니라 계속해서 쌓여갈 수밖에 없는 시간이지 않을까.

어쩔 수 없이 시작한 독후감이 이렇게 마무리될 줄은 정말 몰랐다는 것과 디사이플 과정에 포함되어 있던 기도하기, 성경읽기가 어쩔 수 없이 해야 했던 숙제로 느껴질 때가 있었음 고백하며 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