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위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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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091회 작성일 15-07-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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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주 어렸을때에 한국 사회에서 유괴라는 범죄는 자식을 키우는 부모들을 긴장 시키기에 충분했고
사회 문제로도 많은 뉴스거리가 된것 같다.
덕분에 잊을만 하면 엄마는 나를 붙들어 앉혀 놓고 유괴 예방 교육을 시키셨는데,
이를 테면 엄마는 낯선 사람 역활을 하며 나에게 이렇게 묻는 것이다.
"아유, 듣던데로 아주 귀엽게 생겼구나... 엄마가 너 데려오라고 했거든.. 저기 빵집에서 기다리시니 아줌마랑 같이 갈까?"
빵집이 아이스크림 가게가 되기도 하고 아줌마가 삼촌이 되기도 했지만 내 답은 늘 정해져 있었다.
엄마는 절대 다른 사람을 시켜 날 데려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절대 엄마 아닌 다른 사람을 따라 가면 않 된다는것...
어린 나를 앉혀 놓고 이런 교육을 주기적으로 시키면서 엄마는 믿을 사람 하나 없게 된 척박한 세상을 한탄하셨을 것이다.
잠옷으로 갈아입고 여느 날과 다름없이 Sharing을 하자는 7살 아들아이에게 나는 민방위 훈련을 하기로 했다.
아들아이의 학교 친구로 가장해 이렇게 물어봤다.
"어제 우리 아빠랑 아빠가 결혼을 했다. 그래서 정말 큰 파티를 열었어."
이 한마디 던지자 마자 눈이 동그래진 아이가 반박을 하기 시작했다.
"남자랑 남자는 결혼을 할수 없어. 결혼은 여자랑 남자만 하는거야."
가상 친구와 아들아이의 논쟁이 심해질 무렵
가상친구가 '하나님 같은건 없어 존재하지 않아!' 라고 한마디 던지자..
마치 친구가 친아빠를 욕하거나 죽었다고 얘기한것 마냥 아이가 흥분하며 심하게 화를 내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커지고 언쟁이 심해지자 자기방에 있던 12살 딸아이가 건너왔고 자기랑 얘기 하자며 차분히 애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아담과 이브로 시작한 원죄와 십자가까지 딸아이는 성경말씀을 근거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우리의 죄악됨과 왜 동성결혼은 잘못인지
조근조근 가상친구의 의견을 반박하는 것이다.
치열했던 Sharing을 마치고 아이들과 같이 기도 했지만, 참으로 복잡한 마음으로 인해 눈물이 났다.
마지막 세대를 살아내야 하는 내 아이들,.. 당연하지 않은것이 범람하니 당연한것을 반복 강조하며 가르쳐 줘야 하는 현실들,..
세상에 의해 업신여기심을 받으시는 내 아버지, 나의 하나님,...
아이들과 내게 믿음과 신앙을 허락하신 그 은혜,...
결코 즐길수 없는 민방위 훈련이지만 결코 등한시 할수 없는 훈련일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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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감동적인 쇼트 필름 한편을 보는 듯... 가슴이 먹먹하고 뜨거워 지네요...세대를 향해 애통해하며 울던 에레미야의 심정이 무엇인지 조금... 아주 조금씩 알거 같습니다. 수진 자매님에게 부어 주시는 (자녀를 가르침에 대한) 지혜와 마음이 너무나 귀하고 은혜가 됩니다... 이처럼 주님께서 저희 모든 자녀들에게도 그에 맞는 눈높이과 방법으로 가르쳐 주시고 확신을 주시길 간절히... 간절히 간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