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연May 01.2013
억세게 운좋은 나
< 억세게 운 좋은 첫번째 이야기 >
얼마전 GYM 에서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내 새로산 자켓이 없어졌다.
다른 것들은 다 그대로인데 딱 자켓만 없어진 것이다. 길
어서 아짐 몸매 다 커버되고 가볍고 따뜻해서 속 안의 패션 신경 안써도 좋을 훌륭한 내 동반자였다.
당연히 속에는 거의 기본적인 것만 입고 있었고 자켓안에 자동차 열쇠랑, 셀폰, 30 불짜리 기프트 카드 들어있었고,
일하러 가야하는데 차 운전도 못하고 집에 들어갈수도 없고 어딘가 전화를 해야하는데 셀폰이 없으니 기억나는 전화 번호도 없다. 친한 사람 전화 번호 정도는 좀 외우는 수고를 하며 살아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그 정신 없는 순간에도 든다.
거의 패닉 상태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추운날 머리는 젖어 나시 바람으로 우왕 좌왕 하고 있으니 옆에 사람들이 AAA 불러다 차 문 열어주고 자기 자켓이라도 걸치고 있으라고 입혀줬다.
내 셀폰으로 전화해 보니 어떤 미국 여자가 받는데 공원에서 조깅하는데 쓰레기통에서 벨이 울려서 꺼내서 받는 거라고 한다.
나는 이 여자가 의심스러운데 차마 셀폰 주워 준 고마운 사람한테 " 너가 그랬지? 너가 내 자켓 가져간거지? " 라고 할수 없어 일단 고맙다고 하고 주운 장소가 어디냐 하니까 어디 어디 공원 쓰레기통안이란다.
자동차 열쇠가 혹시 같은 장소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곳에 가서 쓰레기통 속을 뒤졌더니 그 안에서 열쇠가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정신나간 모습으로 젖은 머리 산발한채 쓰레기 통속안을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이... 헉, 좀 무서웠을 것 같다. 평상시 같으면 슬슬 피해서 다녔을 노숙자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 미국 여자는 평상시 그 시간 그 공원을 조깅하지도 않는데 그 날따라 우연히 그 곳에서 조깅을 하다가 쓰레기 통 안에서 전화 벨 소리 같은 것이 울려서 조깅을 멈추고 쓰레기 통 안을 뒤져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오히려 나보다 그 여자가 놀라며 어메이징을 연발한다.
나 같으면 200 % 그냥 지나쳤을 텐데 혹시나 하는 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도움을 줄수도 있다는 것을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나도 피해 안받으면 그만 이라 생각하던 골수 개인주의자인 나를 숙연하게 한다.
어쨋든 그렇게 내 셀폰과 자동차 열쇠를 다시 찾았다.
자켓이랑 그 안의 30 불 짜리 기프트 카드는 잃어 버렸지만 불행 중 다행이란 말.
내 자켓 가져가신 그 분이 자동차 문이라도 열고 가방이랑 자동차랑 다 가져갔다면 어땠을까?
그 순간엔 이런 @#$%^&#&* !!! 잊었던 과거 나의 언어 습관까지 나올 정도로 당황스러웠지만 남의 걸 가져가야만 했던 사정이 있으셨던 그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 그 분께 내 새 자켓과 30 불 짜리 선물 카드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린거라 생각하자.
이름도 모르는 gym 에서 만난 한 동양 여자를 기억하면서 그 자켓을 볼때마다 짧은 스치는 후회라도 가슴에 남아 양심을 찾는 그 분의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라며 그 날 나의 불확실하지만 충분히 더 나쁠 가능성도 있었던 trouble 이 여기서 그칠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내 머리는 아직 그 날의 당혹스러움과 악몽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는데, 내 가슴은 자꾸 그 날 마음으로 별일 아니기 만을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 짧은 기도마저 너무 운 좋게 뜻 밖의 장소에 그 시간 조깅하는 여자를 보내 이루어 주신 기도 응답을 뜨겁게 느끼라 한다.
셀폰과 자동차 열쇠를 잃어 버리고도 다시 찾고, 자동차가 아닌 그저 쟈켓만을 원했던 소심한 도둑을 만난 것도, 자동차와 그 안에 있던 더 중요한 것들을 잃어 버리지 않은 나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할렐루야!!!
< 억세게 운 좋은 두번째 이야기 >
그로부터 2 주일 뒤. 연중 행사로 꼭 지키고 있는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
한국에서 방문 중인 동생네 가족 4 명을 태우고 샤핑 몰에 갔다.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날이라 주차장은 이미 꽉 차있었고 우리는 먹이를 찾는 하이애나 처럼 주차할 곳을 찾아 빙빙 돌고 있었는데 전방 5 미터에 자리 하나가 나타났다.
극성 맞기로 유명한 내 조카들이 " 고모, 저기 " 라고 귀가 아프게 동시에 소리를 질러댄다.
순간 빛의 속도로 어떤 차 하나가 나타가 그 곳에 주차를 한다. 일어나는 모든 주변 상황에 대해 생중계 방송을 하는 버릇이 있는 두 조카들은 그 차가 주차를 한 것을 보고 " 저 차 디게 빠르다. 우리거 였는데... 나쁘지? " 라고 또 주관적인 중계방송을 쉬지 않고 해댄다. 아쉬움과 부러움 속에 지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그 차가 뒤로 나오더니 지나가고 있는 내 차를 받았다.
엄청난 굉음,
그리고 약 2 초 뒤 조카들의 중계 방송 " 고모차 교통 사고났다. 어떻해. "
교통 사고 조차도 그들의 쉴새 없는 입놀림을 2 초 밖에는 잡지 못하는 구나.
내 잘못이던 아니던 교통 사고는 그 경중을 떠나 상황이 종결 될 때까지 복잡한 경위와 수고를 거쳐야 하는 줄 경험으로 아는 지라 짜증 부터 났다. 내려서 보니 사고낸 그 차는 말짱하고 내 차는 상이 군인 처럼 상처 투성이에 범퍼도 벌어지고, 이런 말 좀 그렇지만 그 차 주인에게 나한테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거냐고 목이라도 조르고 싶었다.
그런 험한 마음을 숨긴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차에 다시 타는 순간 4 살짜리 조카가 " 차 움직인다" 라고 중계 방송을 다시 시작하더니 한국에서 한창 유행하는 개그 콘서트의 유행어 노래를 부른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통사고 났는데~ 다시 차가 움직입니다.~ >
짜증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 감사할 일을 발견하고 < 감사합니다 >를 외치면서 일종의 긍정의 에너지를 리듬감있는 댄스와 섞어서 부르는 개그인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요즘 한국에서는 어린 아이 부터 어른들 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나보다.
예를 들면 < 수능 시험날~ 아는 문제도 틀릴까봐 걱정했는데~, 아,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뭐 이런 유치한 개그이다. 안좋은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더 안좋은 상황이 발생함으로서 처음의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경우이거나, 일상 생활의 감사한 그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듣고 있으면 픽 그냥 웃긴다.
감사할 일 별로 없는 세상에서 "감사합니다" 를 외치자는 개그 발상이 참 가상하기도 하다.
전광 목사님의 < 평생감사 > 에 3가지 감사가 나온다.
첫째, 만약 (if) 감사, 둘째, 때문에 (because) 감사, 셋째, 불구하고 (in spite of) 감사.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동차 사고 났는데 ~ 자동차는 상해도 ~ 사람은 한 사람도 상하거나 다친 사람 없으니 ~ 감사하니다~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