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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세게 운좋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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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736회 작성일 13-05-01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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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억세게 운 좋은 첫번째 이야기 >

 

얼마전 GYM 에서 샤워를 하고 나왔더니 내 새로산 자켓이 없어졌다.

다른 것들은 다 그대로인데 딱 자켓만 없어진 것이다. 길

어서 아짐 몸매 다 커버되고 가볍고 따뜻해서 속 안의 패션 신경 안써도 좋을 훌륭한 내 동반자였다.

 

당연히 속에는 거의 기본적인 것만 입고 있었고 자켓안에 자동차 열쇠랑, 셀폰, 30 불짜리 기프트 카드 들어있었고,

일하러 가야하는데 차 운전도 못하고 집에 들어갈수도 없고 어딘가 전화를 해야하는데 셀폰이 없으니 기억나는 전화 번호도 없다. 친한 사람 전화 번호 정도는 좀 외우는 수고를 하며 살아야 하는 구나 하는 생각이 그 정신 없는 순간에도 든다.

 

거의 패닉 상태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추운날 머리는 젖어 나시 바람으로 우왕 좌왕 하고 있으니 옆에 사람들이 AAA 불러다 차 문 열어주고 자기 자켓이라도 걸치고 있으라고 입혀줬다.

내 셀폰으로 전화해 보니 어떤 미국 여자가 받는데 공원에서 조깅하는데 쓰레기통에서 벨이 울려서 꺼내서 받는 거라고 한다.

 

나는 이 여자가 의심스러운데 차마 셀폰 주워 준 고마운 사람한테 " 너가 그랬지? 너가 내 자켓 가져간거지? " 라고 할수 없어 일단 고맙다고 하고 주운 장소가 어디냐 하니까 어디 어디 공원 쓰레기통안이란다.  

자동차 열쇠가 혹시 같은 장소에 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곳에 가서 쓰레기통 속을 뒤졌더니 그 안에서 열쇠가 나왔다.

 

지금 생각하면 정신나간 모습으로 젖은 머리 산발한채 쓰레기 통속안을 뒤지고 있는 내 모습이... 헉,  좀 무서웠을 것 같다. 평상시 같으면 슬슬 피해서 다녔을 노숙자의 모습 바로 그 모습이었다.

 

그 미국 여자는 평상시 그 시간 그 공원을 조깅하지도 않는데 그 날따라 우연히 그 곳에서 조깅을 하다가 쓰레기 통 안에서 전화 벨 소리 같은 것이 울려서 조깅을 멈추고 쓰레기 통 안을 뒤져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오히려 나보다 그 여자가 놀라며 어메이징을 연발한다. 

 

나 같으면 200 % 그냥 지나쳤을 텐데 혹시나 하는 남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다른 사람에게는 큰 도움을 줄수도 있다는 것을 남에게 피해 안주고 나도 피해 안받으면 그만 이라 생각하던 골수 개인주의자인 나를 숙연하게 한다.

어쨋든 그렇게 내 셀폰과 자동차 열쇠를  다시 찾았다.

자켓이랑 그 안의 30 불 짜리 기프트 카드는 잃어 버렸지만 불행 중 다행이란 말.

내 자켓 가져가신 그 분이 자동차 문이라도 열고 가방이랑 자동차랑 다 가져갔다면 어땠을까? 

 

그 순간엔 이런 @#$%^&#&* !!!  잊었던 과거 나의 언어 습관까지 나올 정도로 당황스러웠지만 남의 걸 가져가야만 했던 사정이 있으셨던 그 가난한 마음의 소유자 그 분께 내 새 자켓과 30 불 짜리 선물 카드를 크리스마스 선물로 드린거라 생각하자.

 

이름도 모르는  gym 에서 만난 한 동양 여자를 기억하면서 그 자켓을 볼때마다 짧은 스치는 후회라도 가슴에 남아 양심을 찾는 그 분의 크리스마스가 되기를 바라며 그 날 나의 불확실하지만 충분히 더 나쁠 가능성도 있었던  trouble 이 여기서 그칠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내 머리는 아직 그 날의 당혹스러움과 악몽에 대해 앙심을 품고 있는데,  내 가슴은 자꾸 그 날 마음으로 별일 아니기 만을 하나님께 기도하며 그 짧은 기도마저 너무 운 좋게 뜻 밖의 장소에 그 시간 조깅하는 여자를 보내 이루어 주신 기도 응답을 뜨겁게 느끼라 한다.

 

셀폰과 자동차 열쇠를 잃어 버리고도 다시 찾고, 자동차가 아닌 그저 쟈켓만을 원했던  소심한 도둑을 만난 것도, 자동차와 그 안에 있던 더 중요한 것들을 잃어 버리지 않은 나는 정말 억세게 운이 좋은 사람이다.  할렐루야!!!

 

< 억세게 운 좋은 두번째 이야기 >

parking-lot-accident1.jpg

 

그로부터 2 주일 뒤. 연중 행사로 꼭 지키고 있는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

한국에서 방문 중인 동생네 가족 4 명을 태우고 샤핑 몰에 갔다.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날이라 주차장은 이미 꽉 차있었고 우리는 먹이를 찾는 하이애나 처럼 주차할 곳을 찾아 빙빙 돌고 있었는데 전방 5 미터에 자리 하나가 나타났다.

 

극성 맞기로 유명한 내 조카들이 " 고모, 저기 " 라고 귀가 아프게 동시에 소리를 질러댄다.

순간 빛의 속도로 어떤 차 하나가 나타가 그 곳에 주차를 한다. 일어나는 모든 주변 상황에 대해  생중계 방송을 하는 버릇이 있는 두 조카들은 그 차가 주차를 한 것을 보고 " 저 차 디게 빠르다. 우리거 였는데... 나쁘지? " 라고 또 주관적인 중계방송을 쉬지 않고 해댄다.  아쉬움과 부러움 속에 지나가려는 순간 갑자기 그 차가 뒤로 나오더니 지나가고 있는 내 차를 받았다.

 

엄청난 굉음,

그리고 약 2 초 뒤 조카들의 중계 방송 " 고모차 교통 사고났다. 어떻해. " 

교통 사고 조차도 그들의 쉴새 없는 입놀림을 2 초 밖에는 잡지 못하는 구나. 

 

내 잘못이던 아니던 교통 사고는 그 경중을 떠나 상황이 종결 될 때까지 복잡한 경위와 수고를 거쳐야 하는 줄 경험으로 아는 지라 짜증 부터 났다. 내려서 보니 사고낸 그 차는 말짱하고 내 차는 상이 군인 처럼 상처 투성이에 범퍼도 벌어지고, 이런 말 좀 그렇지만 그 차 주인에게 나한테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거냐고 목이라도 조르고 싶었다. 

 

그런 험한 마음을 숨긴채 서로 정보를 교환하고 차에 다시 타는 순간 4 살짜리 조카가 " 차 움직인다" 라고 중계 방송을 다시 시작하더니 한국에서 한창 유행하는 개그 콘서트의 유행어 노래를 부른다.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교통사고 났는데~ 다시 차가 움직입니다.~ >

 

짜증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 속에서 감사할 일을 발견하고 < 감사합니다 >를 외치면서 일종의 긍정의 에너지를 리듬감있는 댄스와 섞어서 부르는 개그인데, 이게 은근히 중독성이 있어서 요즘 한국에서는 어린 아이 부터 어른들 까지 모르는 사람이 없나보다.

 

예를 들면 < 수능 시험날~ 아는 문제도 틀릴까봐 걱정했는데~, 아, 아는 문제가 하나도 없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뭐 이런 유치한 개그이다.  안좋은 상황에 처해 있었는데 더 안좋은 상황이 발생함으로서 처음의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는 경우이거나,  일상 생활의 감사한 그 것이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듣고 있으면 픽 그냥 웃긴다.

감사할 일 별로 없는 세상에서 "감사합니다" 를 외치자는 개그 발상이 참 가상하기도 하다. 

 

전광 목사님의 < 평생감사 > 에 3가지 감사가 나온다.  

첫째, 만약 (if) 감사, 둘째, 때문에 (because) 감사, 셋째, 불구하고 (in spite of) 감사. 

 

<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자동차 사고 났는데 ~ 자동차는 상해도 ~  사람은 한 사람도 상하거나 다친 사람 없으니 ~ 감사하니다~ 감사합니다~>  할렐루야 !!!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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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young Kim님의 댓글

Jeeyoung Kim 작성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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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연님의 댓글

김경연 작성일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나 오해로 인한 억울함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 중 하나가 감사라고 생각합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목사님의 주일 설교 말씀과 성경 구절이 떠
올랐습니다.



하나님의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디모데전서 4 4)



그리고 자매님의 글속에서 감사는
해석이다라는 말씀이 생명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느껴집니다. 자매님의
감사시리즈가 세 번째, 네 번째 --- 계속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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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근숙님의 댓글

장근숙 작성일

참 재미있고, 또한 감동 받았습니다.


비교적 긴 글을 순식간에 읽어버릴 정도로 유머와 스릴이 있네요


조카들, 너무 구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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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일님의 댓글

손경일 작성일



역시 신지연 자매님....배운것을 그대로 생활에........언제나 읽어도 참 글로 마음을 잘 표현하세요...저좀 가르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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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기님의 댓글

백윤기 작성일

황당한 일을 두번 연거푸 당했어도 그가운데서 진주를 캐내는 신자매님 대단하십니다.

새해에는 도난당한 자켓보다 더 좋은 것을 얻으시는 한 해가 되시길요.


그리고, 저도 똑같은 일을 경험한 적이있어요. 

파킹랏에서 갑자기 후진하는 차에 옆을 받쳤지요.

가해 운전자는 백인 30대 여성인데 나에게는 일절 미안타는 한마디도 않코, 자기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더군요.

나도 나의 보험회사에 전화를 걸었으나 기계가 받아서 결국은 연락이 안되었고...


상대방 보험회사에서는 계속 나에게 전화를 걸고 경위를 조사하였고, 나의 보험회사에서는 이런 경우는 어쩔수가 없으니 반반의 잘못으로 하자고 종용을 어이없게 하더군요.

결국은 7:3 정도의 비율로 해결되었고 나의 돈을 약간들여서 고쳤던 적이 있습니다.

그 claim 이 끝난후에 내가 무었을 했냐고요?

상대방 보험회사인 GEICO 로 즉시 바꿨습니다.

약 5년전 일인데, GEICO 로 바꾼것을 한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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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님의 댓글

최윤희 작성일

우리 지연자매 내공은 정말 "싸부"의 경지군요.


저도 그 노래좀 배워야 할까봐요.


<돌지난지 20년도 넘은 아들이 방학동안 밤낮이 바뀌어도 집에는 꼬박 꼬박들어오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올 한해 슬픈 날도 힘든 날도 지치는 날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은혜로 송구영신예배날까지 인도하시니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