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사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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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85회 작성일 13-01-22 2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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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 이란 한국말 은 영어로 어떻게 표현해야 그 의미가 전해질까요?
love, affection, familiar.... 이런 영어 단어들은 아무래도 " 정 " 이란 한국말 단어 처럼 훈훈하게, 때론 끈적 하게, 때론 끈끈하고 질긴 그 의미가 제대로 전달 되어지지는 않습니다.
미운정 고운정, 더러운게 정, 싸우다 정든다, 다정도 병, 미워도 다시한번 .... 정에 관한 수 많은 이런 말들은 이미 " 정 " 이란것이 그리 녹녹지 않고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감정과 얽혀 품게된 미움까지도 포함하는 상호 모순적이며, 더이상 로맨틱한 감정이 아님을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네는 SFO 공항이 가깝다 보니 주로 공항 관계 주재원이나 한국 영사관 에서 일하는 영사들이 2-3 년 살다 가곤 하는데 처음에 멋모르고 반가운 마음에 그들과 친해져 가깝게 지내다가 임기가 다가오고 떠날때가 오면 항상 후회를 하게 됩니다.
정주질 말걸. 눈물의 공항 배웅까지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면 어김없이 하는 다짐.
그래. 다시는 떠날 사람들과는 결코 정주지 말자.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 묶어 놓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도 모르게 되풀이 하게 되는 후회와 다짐들 덕분에 저희 집 주소로 주소 이전을 해 놓고 떠난 집들이 꽤 많이 있습니다.
남편은 혹시라도 그것이 법적 문제가 되지나 않을까 하여 다시는 주소를 빌려 주지 말라고 하지만 저는 처음 계획과는 달리 또다시 슬그머니 친해지고 정주고 후회하고 결심하는 일을 반복합니다.
사랑하고 후회하는 것인지, 후회하기 위해 사랑하는 것인지 최근에 또 한 명의 친구를 한국으로 보내면서 그동안 수 없이 예방 주사를 맞아왔지만 내성도 생기지 않는 여전히 변함없이 헤프게 관리한 "정" 때문에 또 다시 후회와 결심을 합니다.
그 들 앞으로 날아오는 우편물이 하나 둘 줄어들 즈음이면 적적하고 공허하던 제 마음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일상의 평정을 찾게 되니 시간 만큼 멋진 해결사는 없는 셈이지요.
반복되는 정들고 이별하고 후회하는 과정들이 때론 감당하기 싫을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후회하기 싫어서 처음부터 오고가는 정을 틀어 막고 쿨하게 사는 것이 과연 슬기롭고 현명한 선택일까요?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 처럼 " 이란 어느 시의 문구 처럼 이별후의 결과를 미리 알면서도 사람들과의 새로운 인연 시작하기를 두려워 하지않고 당당하게 사랑 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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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요즘 세상에 신자매님 같이 사는 분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마치 우리세대의 마지막 로맨티스트처럼...
감사합니다. 좋은 글 읽으며 신자매님의 마음을 마치 맑은 샘물 들여다 본 것같은 상쾌함을 느끼게 됩니다.
나의 문제는 진한 만남이 별로 없으니 진한 헤어짐도 별로 없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게 맞다 싶습니다.
아주 오래전 - 그러니까 1963년도에 파주에 가서 1년 동안 살아본 적이있습니다.
담벽에 이끼가 낀, 제비가 처마 밑에 집을 짓고, 싸리문을 거쳐 집밖을 나가고 하던 초가집에서 살았습니다.
3일장 서는 샘내에 엄마따라가 집에서 기른 오리 몇마리를 팔려 가져가던 생각도 납니다.
정겨운 약수터와 아름답던 임진강변은 내 추억에 지금도 생생합니다만, 그중 가장 지금도 잊혀지진않는 것은
우리가 인천으로 다시 이사오던 날, 우리 집안 살림을 다 실은 조그마한 도라꾸 (트럭)가 동구밖을 기우뚱대면 천천히
나갈때 이웃집 사람들이 다 따라 나와면서 울며 작별을 했던 것입니다.
백발의 어느 할머니는 통곡을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나는 그때 8살 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시골에 딱 1년 살았습니다.
그 시골의 옛정이여 - 나는 그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습니다.

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형제님께서는 항상 저보다 한수 센걸로 감동을 주시네요.
한가지 더불어 참고로 알게 된것은 형제님께서 1963 년도에 8 살이셨으니까....
지금은 연세가... 음 ...가만 있어보자

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것 처럼" 시를 물어보시는 분이 계셔셔 올려드립니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 알프레드 디 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