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일상의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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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15회 작성일 12-10-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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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아이 콘택트 렌즈가 다 떨어져 EYE EXAM 을 하러 갔다가 EXAM 도중에 하마터면 나는 벌떡 일어 설 뻔하였다.
어른 주먹 만한 큰 글씨를 계속 안보인다고 점점 큰 글씨로 변해가는 것이다.
점점 커지는 큰 글씨를 보며 엄마인 나의 가슴의 구멍도 점점 커져가는 것 같았다.
저렇게 큰 글씨가 어떻게 안보여? 이 늙은 엄마도 다 읽을 수 있는 글씨가?
그러게 엄마가 컴퓨터 그렇게 하면 안좋다고 골백번도 더 얘기 했잖아 하며 아이의 머리를 쥐어 박고 싶었다.
눈이 오복 중의 하나라 하였는데 내 자식의 눈이 저리 나쁘다니 이게 다 눈 나쁜 남편 탓 만 같았다.
얼마전에는 커피를 사먹으러 스타벅스에 갔다가 아는 사람을 만났는데 어디서 본듯한 사람인데 누구인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때도 하마터면 소리를 지를 뻔.
나도 내 얼굴의 실체 생얼로는 절대 외출을 삼가한다는 인생 원칙이 있지만 그분도 항상 완벽할 정도로 화장을 곱게 하고 나로썬 엄두도 내보지 못하는 가방에 옷들을 걸치고 다녀 항상 외출 준비가 마쳐진 듯 보이는 사람이었기에 그 분의 생얼을 본 그 날 나는 콜롬보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듯이 흥분이 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그동안 다 변장과 화장발 덕이었군,
그 곱던 얼굴은 빛을 잃어 퀑했고, 항상 멋지게 힘을 주어 다니던 머리는 온데 간데 윤기를 잃고 뒤로 얼기 설기 질끈 묶어 옛날의 그분이라고 하기엔 거리가 너무 멀었다.
작년에 암진단을 받고 지금 항암 치료 중이라 했다.
나는 아무리 좋은 옷과 화장으로 감추어도 원판 불변의 법칙은 극복하질 못하는 군 하며 없는 자의 마지막 자존심으로 잠시 나마 그분의 망가진 모습을 보고 흥분했던 것을 곧 후회하였다.
나는 진심으로 진심으로 빛바랜 그녀의 얼굴이 그녀의 머리가 그녀의 현재가 안타까워 충격과 비통함 속에 한참을 그 분의 손을 잡고 서있었다.
아는 분 한 분은 요즘에 위장 장애에 당뇨에 고혈압이 와서 먹고 싶은 것도 맘껏 못 먹는 다고 했다.
불면증까지 겹쳐 항상 비몽 사몽 잠결인지 현실인지 의식속인지 무의식 속인지 헤맨다고 했다.
달디단 단잠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갓 지은 쌀밥에 간간한 신 배추 김치 얹어 볼이 미어터지게 먹고 싶은데 흰 쌀밥과 짠 음식은 삼가해야 한다고 나더러 먹고 싶은 거 맘껏 먹을 수 있으니 좋겠다고 부럽다면서 건강할 때 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나중에 후회하지 말고 명심하라고 혼을 내듯이 말씀하셨다.
자기가 언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실 몸일지 모르니 있을 때 잘하라고 반 협박을 하여 나에게 칙사 대접을 받고 돌아 갔다. 쌀밥에 김치가 나에겐 반찬 없을 때 먹는 최악의 식단인데 그 분에게는 임금님 12 첩 수라상보다 부럽고 먹고 싶어도 못먹는 최고의 식단이라니 사람의 인생은 참 아이러니 하지 않을 수 없다.
인생의 1/3 이 잠자는 시간인데 그 기본적인 생리 현상 조차 제대로 이루며 살지 못할수도 있다니....
하나님은 그 사랑하는 자에게 잠을 주셨다는 말이 장난이 아닌 것이다. 책을 보다가도 깜빡 잠들거나 심지어 기도를 열심히 하다가도 깜빡 한잠 잘자고 새나라의 어린이 처럼 일어나기도 하는 나는 하나님이 몹시 사랑하는 자였던거다.
내 몸의 넘쳐나는 멜라토닌 마저도 하나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축복 중의 하나였던 거라는 걸 깨닫는다.
육체의 건강은 여자가 권리 장전 처럼 수호하던 곱던 얼굴을 포기하게 할 만큼, 일상의 평범한 잠과 식사까지도 쥐고 흔들어댈 만큼, 생활의 상실을 가져올만큼, 위력적인가보다.
" 인생에서 돈을 잃으면 조금 잃는것이요, 명예를 잃으면 절반을 잃는것이요,건강을 잃으면 모든것을 잃는다 " 는 이야기가 있다. 건강한 육체 또한 우리들의 일상 속의 하나님이 주시는 매일 매일의 기적임에 틀림이 없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건강을 주셨을 때, 내가 건강 할 때, 내 건강을 위해 아무 노력하지 않는 것 역시 교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 할때 주님을 위해 아무 것도 하지 않음도….
댓글목록

HoJinYoo님의 댓글
HoJinYoo 작성일
자매님 글 잘읽었습니다. 전적으로 동감이갑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이 새삼 실감납니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것을 소유하고있으면서도 조그만것 없는것에 매우 심란해하고 또한그것을 얻기위해 안달을 합니다. 건강 주신것 감사 ......

양준모님의 댓글
양준모 작성일
나의 나된 것은 다 하나님 은혜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저도 이제 라면을 먹고 나면 하루 종일 속이 더부룩 부글 부글 안좋습니다. 예전엔 라면 먹고 밥도 말아 먹었었는데 이젠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는데도 내 몸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기가 왔나봅니다. 그래도 지금은 내 몸의 눈치를 슬슬 봐가면서 라도 먹고 싶은 것들을 아직은 먹을 수 있으니 그것도 감사할 일이죠.
몸에 안좋은 것들은 왜이렇게 맛이 있는지.. 전 요즘 옛날에 학교 앞 길거리에서 먹던 기름 질질 흐르던 오징어 튀김과 설탕 범벅이던 떡복이 국물 찍어 먹던 야끼 만두가 먹고 싶습니다. 쩝~~.
한국 마켓에서 그 비슷한 것을 찾아 만들었더니 우리 딸은 튀긴 음식 몸에 안좋다고 손도 안대더군요. 제가 다 먹어 치웠습니다. 요즘은 애들 한테 배워야 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