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려 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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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76회 작성일 13-01-22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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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바람이 불면 내가 떠난줄 아세요.~~ 라고 시작하는 유행가가 있다.
나는 이렇게 바꾸어 부른다.
찬바람이 불면 내가 감기 걸린줄 아세요.
계절이 바뀌고 찬바람이 불면 어김없이 나에게 찾아 오는 손님이 있다.
감기다.
매년 미리 적금 붓듯이 풀룻 샷도 맞고, 손도 잘 씻고 미리 미리 예방해 보려고 해도
이것 만은 피할수가 없이 계절의 그림자 처럼 매년 나를 따라 다닌다.
지난 주 또 올 것이 찾아온 듯 나는 온 몸을 무방비로 이 놈들한테 결박당하여 꼼짝을 할수가 없었다.
주일 예배에도 참석 할수 없었다.
집안은 돼지 우리 처럼 먼지가 뽀얗게 쌓이고 , 딸아이는 못먹어서 피골이 상접하고,
빨래는 산더미 처럼 쌓여 갈아 입을 옷이 없어 “ 이 집 안은 내가 아니면 안돌아가. “ 하며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나 모든 것을 제자리로 원상 복귀 돌려놓으면
“ 역시 엄마 밖에 없어 “ 하며 엄마의 존재 가치를 최대화 하며 엄마를 우상화 시키는 것이
이번 감기로 앓아 누운 다음의 예상 시나리오인데
막상 정신을 차리고 일어나보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이 평온한 가운데 여전히 지구는 돌고, 하루 한번의 아침 이슬과 하루 한번의 저녁 노을,
참석치 못한 새누리 성가대의 찬양은 여전히 은혜롭고, 우리 집안도 비교적 정상적으로 잘 돌아 가고 있었다.
아무도 굶어 죽는 사람도 없었고, 쌓인 빨래에도 불구 하고 갈아 입을 옷도 많았다.
나만 믿고 나만 철석 같이 따르고 있던 나의 절대적 존재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하지만 난 죽을 둥 살등 지켜려고 노력 했던 것들,
내 삶의 미련 같은 것들을 내려 놓을 수록 가뿐해진다는 걸 알았고,
오늘도 내가 정한 방법과 나의 상식, 질서와 규칙들을
주님의 질서와 규칙안에서 내려 놓는 방법을 배워간다.
내가 정한 규칙과 질서를 따를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지키지 못했을때 못견딜 것 같았는데,
절대 내려놓을 수 없을 것 같더니,
절대 안 내려놓아질 것 같더니
일단 내려놓고 나니까 이렇게 홀가분할 수가 없다.
지금까지의 내 인생도 내 뜻대로 되어진 것이 없었는데
내가 나에게 정한 규칙과 질서의 주권마저도 하나님께 있음을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려 놓았을 때 얻어지는 자유와 평온한 마음을 배운다.
앞으로도 가능하면 많이 내려 놓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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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백윤기님의 댓글
백윤기 작성일
아직 신자매님 어리신데, 우리 나이보다 더 어른스런 말씀을...
잘 읽었습니다, 자매님!
감기때문에 고생하셨습니다.
늘 건강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