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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주어서 더욱 아름다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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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478회 작성일 12-07-11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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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관심을 끄는 것은 남편이 심고 정성스레 가꾸던 마당의 장미입니다.

식물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물과 이산화 탄소 그리고 적당한 햇빛을 받아 빛 에너지를 화학 에너지로 바꾸며, 스스로 에너지를 생성해내는 초등 학교 때  배운 광합성 작용을  다시 배우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저희집의 장미들은 광합성 작용을 하기 위해서 필수적인  이산화 탄소, 햇빛, 물 중에서
현재 물을 제때 공급받지 못하여 말라 죽어가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저의 남편의 최대 관심사는 < 마당의 꽃들 >과 < 차 >입니다.
꽃들을 매일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정성스레 물을 주고, 아내가 무슨 영양제가 필요한지는 몰라도 꽃들에게는 각종 영양제를 구비해서  뿌려주며 지극 정성이었고, 자신이 타고 다니던 자동차에게 역시 차의 Body와 가죽, 타이어에 따로 다른 각종 왁스를 준비해두고  날마다 광을 내고 정성을 다 하곤 했었습니다. 


장미가 마누라 보다 더 좋은 이유는 아마 10 가지도 넘을 겁니다.

그저 적당히 제때 물 주고 가꾸어 주면 예쁜 꽃망울을 터뜨려 나름의 키우는 보람을 안겨주는 장미에 비해, 마누라는 좀더 복잡한 이해 관계속에 까다로운 요구 조건을 충족 시켜 주어야 하고, 마누라 처럼 돈들여 꾸미지 않아도 더 예쁜 장미,  잔소리도 안하는 장미 , 바라는 것도 없이 그저 생글 생글 웃으며 변함 없이 맞아주는 장미,  벌어오는 돈 나누어 쓰자고도 하지 않는 착한 장미, 먹고 싶은 것 사고 싶은 것 많은 마누라에 비해  장미는 간단히 혼자 알아서 광합성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만들어 내니 장미가 더 좋은 이유는 끝이 없습니다.

그렇듯  남편의 사랑을 받던 장미들에게 남편이 한국에 가 있는 동안 저는 물 한번 주어 본적이 없으니  가끔 내려주는 비를 제외하곤 그들에게 광합성 작용을 통해 스스로 에너지를 낼수 있는 식물의 기본 권리 마저 박탈한 것입니다.


그렇게 다 말라 죽어 가는 줄 알았던 장미 중에서  저는 며칠전 유독 한 장미 가지가 힘차게 위로 뻗어 올라가고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제 관심을 끄는 것은 매일 물을 공급해 주시던 너그러운 주인 아저씨를 그리워 하며 일찌감치 말라 죽어간 약한 장미 가지가 아니라  물 한번 주지 않는 야속한 주인 아줌마를 비웃기라도 하듯 힘차게 위로 씩씩하게 뻗어가는 한 강한 장미 가지였습니다. 

 

그 강한 가지는 적은 물로도 광합성을 오래하는 생존 방법이라도 터득한 것일까요? 
고난 중에도 주저 앉아 원망하며  나약하게 환경을 탓하며  스스로 광합성을 포기하고 더이상 에너지를 내지도 않고  꽃을 피우지도 않는 장미보다는,  험한 환경 중에도  삶의 에너지를  포기하지 않고 더 굵게 뻗어가는 장미가 대견하여 하나님의 심정으로 난 오늘 그들을 향해 물 호스를 듭니다. 

 

꽃이 진 자리에 싱싱한 잎사귀들이 보이듯이,  꽃이 진뒤에 아픔을 견디고 익어 가는 열매들을 보듯이 사람들도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어느날 고난 에너지를 멋지게 영적 에너지로 바꾸는 영적 광합성을 하는 하나님의 사람이 되어 있진 않을까요?


장미들아 !!!  살아 주어서 고맙다.  그동안 못한 광합성 원없이 하렴…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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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bby님의 댓글

sabby 작성일

방학이라서 인지...조금은 썰렁해 진 듯한 나눔방에, 자매님의 시원~한 호스의 물줄기 같이 반가운 글을 보니 마음이 너~무 좋네요. 귀여우시기? 까지 하신 백 형제님, 눈꼬리 쭈~욱 내리시고 함박웃음 웃으시며 장미를 가꾸시는 모습을 상상하니...


입가에 미소가 절로 집니다. 의외로 *^^* 감성적이신 형제님...자매님 마~니 보고 싶으시죠? 왠지 오늘은 더더욱, 옆에 딱~ 붙어 있는 우리 형제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 지네요...자매님. 그러니 있을 때 잘해야 되는거 맞지요? ^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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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사브리나 자매님의 통통 튀는 댓글 역시 오랜 만에 만나니 반갑습니다.



요즘은 왜 나눔방에 상큼한 글을 안올리시나요?



너무 기다리게 하지 마시고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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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일님의 댓글

손경일 작성일

역시 두분이 쓰시기 시작해야 다른이들도....^^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글....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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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기님의 댓글

백윤기 작성일



신자매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신자매님, 백태곤 형제님 부부께 노래 dedicate 합니다.




God bless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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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포기하지 않고 곧게 자라는 장미가 대견하여 물호수를 끌어대는 마음.... 예전의 제게 있었던 몇가지 기억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콧 끝이 찡해집니다... 마음을 아름답게 만져주는 귀한 글 감사드려요...



 



두어달전... 저도 저희 집 뒷 마당에서 자매님과 같은 감동이 있었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제 남편이 아니면 저녀석들은 어떻게 살까... 할 만큼 뒷 마당을 가끔씩은 쳐다 보아도 나가는 일이 거의 없는데요. 특히 엉성한 사이즈로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있는 장미꽃나무를 좀 치우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그런데 두어달전 쯤 설겆이를 하다 별 생각없이 밖을 보니 그 장미 꽃 나무에서 순백색의 장미가 12송이 달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흰색이 너무나 하얗고 깨끗해서 마치 빛이 나는 거 같아 순간 저도 모르게 "오 주여..." 라고 소리쳤던 기억이 납니다. 표현하기 어려운 기쁨과 두려움을 동시에 느꼈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네요. 그런데 이상한건... 그 장미꽃 나무는 몇 해 동안 거기 계속 있었던건데... 지금까지 흰색의 장미는 보지 못했다는 거에요... 붉은색과 주황색같은 장미들이었는데...



 



그동안 내가 그만큼 무심했던건지... 아니면 저의 이 무관심에 장미꽃색들도 변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주님이 하신건지... 내년 그 맘때를 기다려 보려고 합니다... 암튼 새로운 발견으로 큰 감동받았던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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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아... 그리고 자매님... 제목이 너무나 은혜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