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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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214회 작성일 14-05-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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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며칠 동안 참 덥습니다. 더우니 창문을 안 열어 놓을 수가 없더군요.
개인적으로 어렸을적 개에 물려본 적이 있는 저는 아주 작은 강아지 이건 큰 개 이건 크기에 상관없이 개를 몹시 무서워합니다.
개를 만진다는 것은 물론 상상도 못할 정도로 용기가 필요한 일이구요.
개를 안아볼래 아니면 놀이 공원에서 롤러 코스터를 탈래 하면 저 주저없이 롤러 코스터를 타러 갈 정도로 개가 더 무섭거든요.
그리고 개에게도 그들만의 목소리가 있다는 사실을 저는 이웃집 개를 통해서 알았습니다.
제 이웃집 개는 사람으로 말하면 목소리가 걸걸한 연예인 박경림의 정도의 허스키하고 독특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 듯한데,
목청이 좋지 않은 대신 소화력은 좋은 건지 그의 배꼽 시계가 자주 발동 하는 건지, 열린 창문을 통해 무방비 상태로 들려오는 허스키하고 독특한 발성과 창법의 그의 소리는 더운 날씨 속에 저의 인내심을 시험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놈이 얌전한 다른 집 개들까지 매번 선동하여, 요 놈이 짖기 시작하면 온 동네 개들의 합창이 시작되는 완전 개판....
고요한 내 공간의 평화를 무너뜨리는 소음을 짜증스럽게 저의 강한 정신력 만으로 견디며 참고 듣다 보니,
항상 사람이 한 가지에 인내심을 가지고 참고 또 참다보면 놀라운 깨달음의 결과가 주어지나 봅니다.
일정 시간 지치지 않는 규칙적인 짖음을 통해 주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그의 수고와 절박함이 보여집니다.
매일 같은 시간 지치지 않고 짖어대는 나의 이웃은 아마도 시간 관념이 매우 투철하고, 놀라운 끈기의 소유자이며,
주인을 향한 신실한 믿음이 있음이 틀림 없습니다.
내가 짖으면 주인이 밥을 줄거라는 믿음, 내가 짖으면 주인이 문을 열어 줄거라는 믿음,
주인이 나가면 나도 따라가야 한다는 순종....
인간에겐 세상의 상식이 믿음을 거부 할때 인간적인 독선과 불순종이 나오지만, 개들에겐 짖어야 한다는 본능과 이 때 쯤이면 짖는 시간일거라는 삶을 통해 습득한 상식, 그리고 내 짖음에 내 주인이 반응할 거라는 주인을 향한 믿음,
이 모든 것이 어쩜 다 일치 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오랫동안 나의 존재를 하나님께 알리는 짖음을 소홀히 해왔던 저의 게으름과 비교를 해 봅니다.
짖으면서도 하나님께서 주실까 안주실까 확실한 믿음조차 없던 불안한 짖음대신 저도 주님께서 내 짖음에 반응하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주님의 이름으로 맘껏 짖어 보려합니다.
이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내 허스키 이웃은 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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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손경일님의 댓글
손경일 작성일
역시 신 자매님...개의 짖음을 통해서도 "깨닳음"을 찾아내는 ......
저도 같이 짖겠습니다....승주찬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