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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감사합니다. 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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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775회 작성일 12-03-20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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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껏 살아온 세상적 노하우과 쌓아온 삶의 경험으로 볼때 이 까맣고 동그란 이 작은 것은….
이것은……. 바로 < 쥐똥 > 이다.
얼마전 부터 Garage 에 보관하던 감자같은 야채에 가끔씩 균일하고 정교하게 
빗으로 긁어 놓은 듯한 흔적이 발견 되기 시작했다. 심증은 있으나 물증이 없어 딱히 뭐라 말할 수 없었으나 오늘에야 그들의 생물학적인 흔적과 맞닥뜨린 것이다.   일부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되는 야채를 Garage 에 잠시 보관하던 주인 여자를 비웃기라도 하듯 마음 대로 허락도 받지 않고 들어와서 여기가 부페 식당인양 마구 포식을 하고, 그들의 놀이터 인양 신나게  놀다가 도주와 은닉, 그리고  잠적의 행보를 보이던 그들이 어리석게도 그들의 분비물의 증거를 인멸하지 못하는 미물인지라 이렇게 결국 그들의  존재를 주인 여자에게 들키고 만것이다.


과연 이곳이 세계 OECD회원국 최대 선진국 미국의 가정집이 맞는가?
쥐가 언제 부터 어떻게 나와 동거를 하게 되었는지는 모르지만 “ 잘살아 보세 “ 거국적 < 새마을 운동 > 의 시대를 거쳐온  한국인의 보편적 정서상 매우 불쾌하고  결코 원치 않는 찜찜한 동거가 아닐 수 없다.
우리말에서 < 동거 > 라는 단어는 같이 산다는 뜻이지만, 적잖은 부정적 의미를 가진다.
법률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한 사실적 관계, 그래서 얽매이지 않은 관계, 혹은 언제라도 끝날 수 있는 임시적인 관계의 성격을 가진다.  그래서 어쩌면 동거는 언젠가 아니 조만간 반드시 끝나야 할 관계를 내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 일방적 원치않는 동거 관계를 청산하자. 그런데 어떻게?
그래 쥐덫을 놓자.
과감하고 신속한 문제 해결의 결정을 내렸지만 그 다음이 문제 였다.
그러다 쥐덫에 쥐가 정말로 잡히면? 
쥐를 잡으려고 쥐덫을 놓는 거 잖아? 
쥐가 잡히면 어떻게 처리해?
나는 도저히 쥐가 잡힌 쥐덫을 처리할 자신이 없다….. 는 것이 문제 해결의 걸림돌이었다.
우리집 3D ( danger, difficult, dirty ) 전담 처리반인 남편이 없으니 이럴 때 참 아쉽다.


그렇담 쥐가 들어올만한 입구를 찾아 막아보는 차선책을 쓰기로 하고 일단 쥐들이 사용하는 입구를 찾기로 했다. Garage 에 쌓인 짐들을 이리 저리 옮겨 가며 쥐들이 드나들 만한 구멍이 있는지 살펴 보니 과연 밖과 연결된 Garage 벽에 작은 구멍이 나있다. 아마 이리로 드나 드는 쥐라면 아주 작은 생쥐임이 틀림없다.


Garage 의 짐들을 옮기며 정리를 하다보니 얼마전 딸아이가 자기 입던 옷 찾는다고 난리가 났었는데  그 옷상자가 나왔다. 

안입는 옷들을 상자에 넣어 치워 둔다고 이곳에 두고 망각의 강을 넘은 것이다. 

3 년전 애프터 크리스마스 세일에 사두었던 각종 포장지며 리본, 크리스마스 트리 용품도 찾았다.

이거 건지던  그 날 대한 독립 만세 삼창을 할 만큼 기뻐했던 생각이 난다. 

세일에 싸게 구입해다 놓고 잘 싸서 넣어 둔다고 넣어 두고  또다시 망각의 강을 갔다 왔나 보다.

주름살과 세월의 훈장과 함께 찾아온 내 인생의 망각의 강은 갈수록 깊고 넓어만 가니 그 심연의 끝을 알수 없다.
쥐 구멍을 막은 것보다 뜻 밖에 생각지도 않던 집안의 보물을 찾아 낸 것이 더 기뻤다.
이제는 쥐들에게 감사해야 할판이다.

어쨌든 그렇게 해서 찜찜하고 스트레스 만땅의 불편한 쥐와의 동거는 끝이 나고  덕분에 Garage 까지 정리가 되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하나님께서는 안보이는 내 주변 정리를 위해서 게으르고  나태한 내게  나의 생활과 환경을 돌아 보기를 원하셨을까?
오늘이 어제 같고 내일도 오늘 같은 발전 없는 나의 생활이 안타까와 잃어 버린 초원의 야성을 회복하라는  메시지를 가지고 쥐들을 내게 보내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쥐까지 보내실 필요는 없었는데, 하나님의 조크 섞인 메시지 전달 방법에 오늘도 나는 두 손 들고 항복한다.

경도 가 끊어지고 나이 100세가 가까운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에게 자손을 주시겠다하여 사라를  장막 뒤에서 큭큭 웃게 만드시는 하나님이시니  하나님의 유머 감각은  우리를 마침내 웃게 만드시는 진정한 유머가 아닐까 싶다.
마지막에 우리를 웃지 않을 수 없게 만드시는 진정한 유머 리스트 하나님이 나는 너무 좋다. 
주님 감사합니다. 쥐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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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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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월요일 아침을 웃음으로 열게해 주신 신자매님께 감사드립니다. 하하.


쥐구멍을 잘 막으셨겠으나 쥐님은 영특하기때문에 또 다른 곳을 쏠을 수도 있으니 경계를 늦추지 마시길요.

이곳 쥐들은 손가락 크기의 새앙쥐이니까  50g 채 안나가는 치즈먹이를 껴놓은 쥐덫에 잡혀도 금방 죽습니다.

눈딱감고 1회용 나무젓가락으로 집어서 grocery plastic bag 에 넣어 쓰레기통에 넣으면 됩니다. 10초정도 걸립니다.

신자매님,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msn034.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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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젓가락의 용도가 참 다양하네요.


저는 가끔 젓가락으로 문틈 사이의 먼지를 빼내는 데 사용한답니다.


아마 저는 쥐를 잡는 획기적 신기술이 발견 되기 까지 기다려야 겠습니다.


백형제님 방법 너무 징그러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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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일님의 댓글

손경일 작성일




ㅎㅎㅎ..역시 신 자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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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young Kim님의 댓글

Jeeyoung Kim 작성일

저도 오늘 길가에 치어 죽은 새앙쥐 한마리를 목격하였습니다. 정말 거짓말 하나도 안 보태고 제 손가락 딱 2/3 싸이즈의 아주 앙징맞은 쥐였지요. 징그럽기 보다는 애처로운 모습이었습니다.  신자매님, 너무 겁내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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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님의 댓글

정윤철 작성일

신 자매님의 심정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도 쥐 때문에 골치를 썩은 적이 몇 번 있습니다. 백 형제님 제안 처람 쥐덫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것 같습니다. 치즈에 참기름을 살짝 발라놓으면 더욱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쥐가 잡힐 겅우 쥐덫은 리싸이클 안됩니다. 함께 버리시길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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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희님의 댓글

최윤희 작성일

분위기가 점점 쥐와의 운명적 대면을 해야하는 쪽으로 가네요. 어쩌나 지연자매님...

치즈 빌려줄까? 종류별로 있으니까 말씀만 하세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