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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맹의 깨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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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783회 작성일 12-02-27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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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인터넷이 안된다.

컴맹인 나는 컴퓨터에 문제 생길때가 호환 마마 보다 더 무섭다.

남편이 있으면 그냥 고쳐 내라 한마디 던져 놓으면 해결인데,

남편 없이 사는것이 슬그머니 익숙하려지면 꼭 해결해야할 문제가 생기는 것은

하나님께서 내게 던지는 숙제인가?

남편의 존재감을 극대화 시키려는 하나님의 전략인가 보다.

하나님, 이 방법 너무 자주 쓰시는 거 아니예요? 

문제는 주지 마시고 그냥 당신의 마음만 받으면 안될까요?

적당히 하나님과 타협해 보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번에도 역시

그동안 공짜로 실컷 누렸던 남편의 노동력을 내게 대신 경험시키시면서

남편의 존재감을 극대화 시키시려는 것이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딸이 돌아오기 전에 고쳐 놔야 한다는 급한 마음에

그래, 일단 comcast technical service 에 전화를 걸자.

근데 전화를 걸으려고 했더니 전화도 안된다.

아~ 우리집 인터넷 전화다. ......

셀폰으로 걸어도 되나? ... 잠시 바보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직 문제가 해결 된 것도 아닌데 내게 있는 또하나의 전화 셀폰으로

일단 전화를 걸어 볼수 있다는 것에 일단 큰 위안이 된다.

 

선수들은 선수들도 알아보지만 나 같은 컴맹도 대번 알아본다.

선수들에게는 단 1 분도 안걸릴 내용을

초등학생에게 이야기 하듯 단계별로 조목 조목 나처럼 해봐요

컴맹에게는 장장 15 분이 걸린다.

장장 15 분 동안 내가 한 일이라곤

컴퓨터 그 너머로 인생 세상 만사 처럼 얽히고 꼬여서

먼지 처럼 늘어져 있는 수 많은 전기 배선을 찾아내

그 사람이 말하는 대로 전원선을 연결 했다 뺏다 한 것 밖에 없다.

아 ... 잠시 동안 이지만 나는  선이 없는 세상,

아니,  아예 컴퓨터가 없는 세상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인터넷이 작동되었다.

컴퓨터에게 꼭 농락 당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글을 포스팅 하려면 나는 또다시 컴퓨터의 힘을 빌려야 하니

컴퓨터 없이 살고 싶다는 나의 생각은 참 간사하고 이율 배반적인 생각인 것이다.

잘 써먹을 때는 언제고 문제가 좀 생겼다고 컴퓨터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다니..

 

기술과 과학의 세포 분열에 분열을 거듭해 온 인류에게

이제 부터 컴퓨터 없이 살으라 한다면 과연 우리는 컴퓨터 없이 단세포로 살수 있을까?

으악! 그것은 재난이다.

그러고 보니 우리의 삶은 전적으로 컴퓨터에 의존하고 있는 것 같다.

나 같은 컴맹들에게 조차도 컴맹 세계 나름의 컴퓨터 의존도는 있는 거니까...

의존도가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위험 수위도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의 삶이 컴퓨터에 의존하는 정도가 높을수록

컴퓨터에 문제가 생겼을 때 당해야 하는 고통이 커지는 것이다.

 

갑자기 나는 나 답지 않게 나의 삶은 주로 무엇에 의존하는가?

라는 무겁고 깊은 질문을 내게 던져 본다.

돈? 명예? 부귀 영화?

다행인지 불행인지 내겐 의존도가 커서

인생의 돌발 사태에서 삶에 위협을 가할 정도로 가진 것이 없다.

그래서 쪼끔 슬프려고 한다. 

돈과 명예 부귀, 권력들에 인생의 방향을 정조준 하고 높은 의존도로 위태하게 사느니

나 처럼 의존할 것도 가진 것도 별로 없이, 그래서 별 risk 도 없이,

단순하게 사는 것도 그다지 나쁜 것은 아닌 것 같다.

 

왕을 지내고  최고의 지혜를 가졌으며, 최고의 부귀 영화를 누렸던 솔로몬 마저도

헛되고 헛되니 모든 것이 헛되다고 인생을 논했으니

부귀 영화도 권력도 지혜도 그 어느 것들을 가져 본적도 없이

이 사실을 깨달은 나는 천재인가?...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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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예, 이런글을 엮어내시는 신자매님은 천재만큼 놀라운 분입니다.


(이 담에 컴퓨터 문제가 있으면 저에게 전화하세요.)


이번에 경험하신대로 어느 가전제품이던지 먹통이 되었을때 껏다가 켜주면 문제가 풀리는 경우가 아주 많습니다.

그걸 이 분야에서는 power cycling 이라고 부르는데,  단순히 unplug 하고, 하나 둘 셋을 세고, 다시 plug 하는 행위지요.

아마, 컴퓨터, modem, router, printer 문제중 50%는 power cycle 로 고쳐질 것입니다.


왜 power cycle 이 필요하나고요?  이유는 아직 모든 electronics 와 software 가 perfect 하지 않아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매일 쓰는 Windows 7 안에도 확실치는 모르지만 몇천개의 bug 가 있을것입니다.

다만 못 잡아내고 못고쳐도 평상시 쓰기에는 문제가 크지않으니까 판매가 가능한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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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ya님의 댓글

adaya 작성일

자매님은 절대 천재가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이  사랑하시는 "바보"니까요. 덧붙여 천재의 의미는 " 하늘에서 떨어진 **없는 사람"이란 뜻을 가진 단어로 회자 되었던 적도 있었지요. 믿거나 말거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