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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할수 없으면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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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980회 작성일 13-01-22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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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각에는 커트라인도 없나 봅니다.

바쁜 아침 딸아이를 학교에 내려 주고 집으로 돌아 온지 얼마 안되어

딸에게 text message 가 왔습니다.

flute 안가져왔다고 10 시 까지 학교로 가져다 달라는 내용.

젊은 애가 누굴 닮아 그렇게 정신이 없냐고 투덜거리며 나가는 길에 전달해 주려

서둘러 준비를 마치고 집을 떠나 학교로 향했습니다.

반 정도 갔을까... 헉 정작 딸아이가 필요한 flute 을 안가지고 온겁니다.

정신이 없으니 참 나의 손발이 고생합니다.

나의 정신 없음을 나의 육신이 감당하게 하니 괜히 나의 육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리고 나의 딸은 바로 나를 닮았슴을 깨닫습니다.

 

얼마전. 아는 사람이 저에게 무엇을 전해 줄 것이 있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지금 제가 집에 없으니 집 현관 문앞에 놓고 가달라 했지요.

몇 분 뒤 그 사람이 다시 제게 전화를 걸어와 " Your garage door is wide open."

아침에 서둘러 나오다 보니 garage 도 안 닫고 나왔나봅니다.

그럼 아침 부터 계속 열려 있었다는 얘기.

미안하지만 집 안으로 들어가서 garage 를 닫아 달라 부탁까지 해야 할 판이니

나의 정신 없음을 내 이웃이 알게하라.

해외에 살면서 국위 선양을 해도 모자랄 판에 정신 나간 여자 처럼 문도 다 열어 놓고

집안 청소 안하고 나온것 까지 친절하게 다 공개되는 판국이니

국제적으로 망신을 여러가지로 당합니다.

나의 정신 없음으로 내 조국에 까지 누를 끼칩니다.

아마 치매의 전주곡이지 싶습니다.

 

저희 집을 오려면 작은 언덕을 넘어야 합니다.

그 언덕은 제한 속력 25 마일.

그러나 25 마일로 그 길을 운전해 오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언덕을 45 마일로 내려오는데 아뿔사 미연방 주정부 경찰 공무원이 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 아니 이런 곳에 숨어서 사람을 잡다니 함정단속 아닙니까? " 라고 저는 항의했죠.

마음 속으로 작은 소리로요.

나는 지난 20 년 동안 티켓을 뗀 적이 없는 선량한 시민이라는 것을 강조했더니

그 경찰 왈 " Good job ! " 그러더니, 그럼 지금 떼면 된답니다.

즉시 작전 변경하여 그 경찰의 휴머니즘에 호소하여 봅니다.

이 지구상에서 가장 불쌍한 여자인 것 처럼 징징 거렸더니 대성공.

다음에 한번 더 제가 25 마일 이상으로 이 다리를 내려오면

반드시 티켓을 떼겠다고 하더니 자기 동료들 한테도 나에 대해 다 말해 놓겠다고 경고를 합니다.

졸지에 우리 동네 경찰들이 주목하는 교통 범법자 요 주의 인물 블랙 리스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 경찰의 경고가 어렸을 적 아이가 울면 망태 할아버지가 잡아간다는 식의

어른들의 황당한 으름장 처럼 들리지만

어쨌든 저는 잠시 동안 비굴해짐으로써 가계 살림에 크게 기여를 했습니다.

 

실수를 되도록 안하려 노력해야 하지만

이제 저는 어쩔수 없이 실수와 함께 더불어 잘 사는 방향으로

작전을 달리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쩔수 없이 하는 실수라면 그래서 진정 피할 수 없는 거 라면

즐거운 맘으로 나의 실수 중에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 숨은 그림 찾기 > 하듯 찾아 봅니다.

생각을 바꾸면 실수도 기도로 바뀝니다.

"사랑하는 내 딸아 , 항상 그렇게 빨리 운전하면 어떻하니?

안전을 위해서 좀더 천천히 운전하는 습관을 가지거라. 그리고 문단속도 좀 하고 다녀야지. "

라는 음성을 하나님께서는 제가 감당할 만한 실수를 통해서 주시고

범사에 형통하게 하시는 줄도 모릅니다.

하나님이 함께 하시면 실수안에서도 이런 역사가 있고,

그래서 진정으로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삶에서는 그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딤전 4,4)

 

피해갈 수 있다면 피해 가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하나님께서 지금 내게 꼭 필요한 내가 꼭 져야 할 십자가로 주신 것인 줄로 믿고,

하나님이 하신 일 이심을 믿기에,

그리고 하나님이 우리를 향하신 선하신 뜻을 알기에,

저는 긍정의 삶을 살기 위하여 오늘도 노력합니다.

 

파도가 거셀수록 온 몸에 휘감기는 파도 타는 기쁨과 스릴을 황홀하게 즐기는 서퍼처럼...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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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아님의 댓글

오정아 작성일

자매님글에  완전동감이다에 똥글뱅이여!!!!


냉장고속에 냄비뚜껑 넣어놓고 찾기,

자동차 키 손에들고 여기저기 왔다갔다 찾기,

사소한 컴퓨터 작동 (아들이 생각하기에)  아들한테 배우고?(아들왈 지난번에 가르쳐줬다함)

또 물어보고 쫑코먹기,

된장항아리 뚜껑 열어놨나? 아닌가? 하고 몇번 되돌아보기.......

시누이집(자동차로 1시간반거리) 에 중요한서류 가지러 갔다가  딴일만 보고 그냥오기,등등

무수히 많은 일들로 인해 하루에도 수십번씩  감당하기 힘들정도로 

뇌세포가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고 있어요.

피할 수 없어 즐기렵니다.

이마저도 주님의 은혜다 하고......

언제나 실감나고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그래서 아주 살맛나는  맛있는 글,

자매님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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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이 아침... 큰 위안 받고 갑니다. 자매님-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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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엄마님의 댓글

민지엄마 작성일

늘 산들바람처럼 삶의 구석구석
유쾌함이 묻어나는 자매님의 시선이 참 좋습니다.
다시 힘내서 즐기려 갑니다.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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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eyoung Kim님의 댓글

Jeeyoung Kim 작성일

자매님, 정말 동감입니다. 서서히 죽어가는 게 어디 뇌세포뿐일까요? 그래도, 우리 몸 하나 하나 구석 구석 노화되어 가는 과정이 한발짝씩 주님 계신 본향으로 가까이 가는 것이라 생각하면 기뻐하고 즐기지 못할 이유도 없죠. 얼마전 아들 아이 골프 토너먼트 때문에 쌔크라멘토 갔다가 끝나고 집에 거의 다 도착했는데 골프장에서 전화가 오더라구요. Brian Kang 골프백이랑 카트랑 다 놓고 갔다고...전화 거신 분이 많이 걱정해주시대요. name tag 보니까 주소가 팔로 알토 던데 너 어떻게 하냐면서. 국제적 망신, 저도 그거 뭔지 알아요.  그날 쌔크라멘토까지 두번 왕복 드라이브 하면서, 그냥 즐겼어요. 그 땐 자매님 글 읽기도 전이었는데 전 이미 터득했던가봐요.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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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key님의 댓글

donkey 작성일

신자매님 미모에 공무원이 넘어간 듯.


참고로 San Francisco 에는 모든 Muni Bus 드라이버는 주차 단속원입니다. 조심하세요.

버스에 webcam 을 달고다니며 찍습니다.  저, $300 불 티킷받았습니당.  잠깐 백자매가 버스 zone 에서 살짝 걸치게 차를 세우고 저를 pickup 했는데, 이걸 동영상으로 촬영하여 거액의 빌을 보내왔는데 꼼짝없이 냈습니다.

분명 driver 가 커미션 받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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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새크라멘토까지 2번 왕복 하셨다고요?

 1 시간 반 거리를 그냥 볼일을 잊은채 다녀 오셨다고요?

저의 실수 중에 찾아오시는 하나님께서 여러분들의 실수 후에도 찾아가셔야 하니

우리 하나님께서는 너무 바쁘십니다.

우리들은 < 피할수 없으면 즐긴다. > 하고 실컷 즐기고 있는데

우리 하나님은 그 뒷치닥거리하러 다니시느라 바쁘시니 좀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