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연Jul 23.2011
마음의 비밀번호를 채우지 마세요
요즘은 비밀번호 시대.
과거 은행에 가서 돈 찾을 때나 필요하던 < 비밀 번호 > 가 이제는 생활의 각종 생활 전반에 걸쳐 각종 기기들을 사용할때, ATM 기계 사용할때, 집 현관문 열때, 휴대 전화 사용할때, 여러가지 온라인 서비스에도 < 비밀 번호 입력 > 이 필수가 되었습니다. 이 < 비밀 번호 > 라는 말이 하루에도 몇 번씩 일상 생활에서 너무나 자주 듣는 말이 되어 버렸고, 인터넷이 생활 속으로 깊게 들어 오면서 각종 비밀 번호를 선택하고 기억, 관리하는 것이 무슨 중대 인생 과제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인터넷을 하는 요즘 어딘가에 로그인을 하게 되고 전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 카페나 클럽 등의 커뮤니티를 이용하기 위해서, 또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이용하기 위해서도 매번 이 비밀 번호를 꾸욱 눌러주어야 합니다.
새누리 침례 교회 웹사이트에 들어와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의 인증 비밀 번호를 누른 후에야 글을 쓸 수가 있으니 기억할 것도 많은 복잡한 세상사 정신 바짝 차리고 내가 만든 비밀 번호 잘 챙겨둬야 우왕 좌왕 기억력 테스트를 다시 당하는 수고에서 벗어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쓰는 비밀번호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로 <123456 > 이라네요.
지금 깜작 놀라시는 분들은 아마도 이 번호를 사용하셨던 적이 있거나 지금도 사용하시는 분들이시겠죠?
1990 년대에는 < 12345 > 라는 비밀번호가 가장 많이 쓰였는데, 10 여 년이 지난후 겨우 숫자 하나를 늘려 사용하고 있으니 10 년 동안 IT 산업이 엄청나게 성장한 것에 비교하면 사람들의 보안 정신은 제자리 걸음인 셈 입니다.
그 밖에 < password > ,< iloveyou >, < 123456789 >, < 0000 >, < 5555 >와 같은 단순한 숫자의 조합, < 2580 >처럼 같은 행 또는 같은 열의 숫자 조합, < 5683 > 과 같은 영문 LOVE 를 누를 때와 같은 간단한 배열이 현재 사람들이 가장 선호 하여 사용되어지고 있는 비밀번호라고 합니다.
휴대 전화의 경우 비밀 번호 1위부터 4위까지의 수가 전체의 약 10% 를 차지하고 있어, 확률상 임의로 10명 중 1명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맞출 수 있다고 하니 남의 휴대 전화 비밀 번호 알아내기 참 어이 없이 쉽습니다.
비밀번호가 잘못된 사람의 손에 들어갈 경우 , 누군가가 인터넷에 접속 시 내 행세를 하고 , 온라인 서비스에서 내 이름을 사용하고 , 거래 행위를 하고 , 또는 나의 정보를 변경시킬 수 도 있으니 현대 생활에서 비밀 번호 누출의 의미는 온라인 계정에 들어갈 수 있는 그 이상으로 금전적 손해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기억하기 쉽게 자기집 전화 번호나, 주민 등록 번호, 가족의 신상 정보등 외우기 쉬운 번호로 비밀 번호를 만들어 놓는 것은 이미 < 오셔셔 다 가져가세요. 다 드립니다. > 하고 보안을 포기한채 내 집 곳간 열쇠를 곳간 문 앞에 걸어 두는 너그럽지만 어리석은 행동이 되었습니다.
앉아서 각종 정보를 누리며 생활은 편해졌지만 반면에 보안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 현대인들.
편하자고 만들었던 비밀 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가입했던 사이트이지만 쉽고 편하기만 한것은 아닙니다.
찾아내기 힘든 비밀번호 어렵게 만들어야지... 가끔씩 바꾸어 주어야지... 비밀 번호가 노출 되었을 때의 피해는 고스란히 내 몫이 되니 편한 생활을 누리는 대신 그에 따른 댓가도 만만한 것은 아닙니다.
훔쳐갈 물건도 없고 이웃끼리 모두 알고 지내며 같은 하늘 아래 담도 없이 어깨 동무 하듯 문도 열어 놓고 살던 옛날 사람들 .
제가 어렸을때 저희 할머니는 아침 일찍 문을 열어 놓아야 복을 많이 받는 다고 하시면서 해가 훤히 밝아오는 아침이면 항상 대문을 활짝 열어 놓곤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문을 활짝 열어 두던 시대의 옛날 사람들 이야기는 이제 동화책 속의 이야기 처럼 아름답지만 실현 불가능한 얘기로 들릴 뿐 이고, 각박해진 세상 속에 집집 마다 높은 담과 이중 삼중의 견고한 안전 장치로 문과 함께 우리들의 마음도 닫게 만들었습니다.
불현듯 아침 일찍 마다 문을 열어 놓고 복을 받아 들이신다는 할머니가 그리워 지면서 분명 그 열어둔 문으로 쏟아져 들어오던 따스한 밝은 햇살이 바로 그 날의 복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을 맞아 대문을 여는 소리에 온 가족이 움직이며 그 날의 아침을 시작하던 < 일상속의 평범한 가정의 질서 > 가 바로 기다리던 복이였을 것 입니다.
활짝 열어 놓을 대문이 없는 오늘날 우리들, 아니 활짝 열어 놓고 살기엔 너무 무서운 오늘날,
세상사 한거풀만 벗겨내도 속살이 다 나오는데 우리에겐 열어 놓고 보여줄 가슴 조차 없는 건 아닌지
생활은 더욱 풍요로와지고 윤택한 생활을 누리는 대신 그만큼 지켜 내어야 할것도 많고 비밀도 많아진 오늘날,
안타까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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