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건의 삶으로의 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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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523회 작성일 11-01-06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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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종하는 사람만이 주님이 예비해두신 풍성함을 얻을 수 있다는 단순한 생각으로 짧은 삶의 연륜과
얄팍한 조각의 지식을 알면서도 인도자가 되어 13주의 경건의 삶 class를 시작, 드디어 마지막 수업만을 남겨두고 있다.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께서 이 시간들을 받으셨을까 두렵고 떨리는 것이 솔직한 지금의 심경이다.
혹 장님이 장님을 인도하는 혼돈의 시간으로 자매님들께 부어주시려는 은혜들을 가로막지는 않았는지 염려도 되지만
시작하는 마음에 비해 사뭇 변화된 나의 내면을 느끼듯 분명 자매님들께도 하나님께서 직접 인도하셨음을 믿는다.
내가 인도자라는 생각은 착각이였고, 그저 자리를 마련하고 성령님께서 직접 일하시도록 자매님들을 모으는 역할이
나에게 맡기신 사명이였다. 그 사명만은 성실히 감당한 것 같아 참 다행스럽고 기쁘다.
예수님을 구주로 모신 우리에게는 누구나 거룩한 갈등과 괴로움이 있을 것이다.
만약 예수님을 믿고 따른다고 하면서 한번도 갈등과 괴로움의 경험이 없다면
그는 아직 예수님의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닐까.
주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한다는 부담감, 그러나 나의 구체적 삶의 내용과 모습은 절대로 거룩하다 할 수 없기에
그 사이에서 때로는 '예수 믿는다는 것이 다 그런거지..." 합리화 하기도 하고 때로는 그런 자신을 몰아부치며 좌절하여
아무도 몰래 어둠의 동굴을 만들어 그 속에 숨어버리려고도 해본다.
형식적이고 반복적인 예배참석, 성실함으로 일관하는 봉사와 섬김속에 기쁨과 감격보다는 곤고함이 먼저 다가오고
이런 답답한 신앙생활이야 말로 결국 나도, 하나님도 속이는 가장 죄인된 삶이 아닐까 느껴질 때가 있다.
이러한 시간이 길어질 때- 길을 잃었다고 여겨질 때, 또 앞으로 가야할 길이 그저 막막하기만 할때- 성령님은 내게
작은 소리로 속삭이셨다. "애야, Basic으로 돌아가거라"
경건의 삶은 바로 그 Basic의 한 예가 아닐까 싶다. 믿음의 길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출발선과 같은 Basic이요
긴 시간 먼 길을 간 사람에게는 그 길을 바르게 가고 있나 스스로 확인해야 할 나침반과 같은 Basic이다.
첫사랑을 잃어버린 에베소 교회에게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진 것을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그렇지 않으면 네게 임하여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 하신 말씀처럼
우리는 경건의 훈련 각 주제들을 통해 내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내 이기심을 은근히 끼워넣어 주님을
향한 믿음이 아닌 내 만족을 위한 믿음으로 변형하고 있는지 점검해 볼수 있었다.
주님의 분명하고 한치의 양보없는 진리앞에서 드러나는 나의 본 모습을 인정하는 것은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이다.
그것을 회개하고 개선하기를 간절히 원하지만 또한 그와 똑같은 무게만큼으로 나를 잡아당기는 타협과 외면이라는
유혹과의 싸움도 결코 쉽지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러나 회개하지 않으면 촛대를 옮기시겠다는 분명한 선언은 우리가 그러한 타협과 외면앞에 무너져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이 훈련이 인간적인 고통과 노력의 시도에 머물러 다시금 실패와 좌절로 끝나지 않기위해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 있는데,
첫째는 훈련의 주체는 내가 아니라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이시기에 때때로 찾아드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요
또 하나는 성령님의 목표는 단번에 완성하심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계를 통한 친밀함과 인도하심을 경험하는 속에서
서서히 우리 각자를 성장 ,성숙시키시려는 평생교육의 플랜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할일은 그 분앞에 무릎을 꿇고 가난한 심령의 겸손한 학습자로서 이 과정을 기쁘게 따라가는 것이다.
경건의 삶(훈련)이 기쁨의 훈련인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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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oy님의 댓글
joy 작성일
그 어떤 <경건의 삶>인도자 보다 더 이 과목의 목적과 목표를 깊이 이해하고 계십니다.
진솔한 내면의 고뇌와 분투가 묻어 있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 글의 느낌을 색깔로 표현한다면 순결한 순백색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역시, 흰눈의 이미지를
올려주신 영적감각이 있으신 admin의 안목과 일치했습니다. :)

민지엄마님의 댓글
민지엄마 작성일
저 역시 사진을 보고 참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하나님이 그려주신 순백의 풍경이 너무도 많은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요.
밑에 있는 글이 도리어 그 깨끗함을 더럽히지는 않을까 두렵습니다.
그 하얀 은혜로 저의 부족함도 덮어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