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orahJan 03.2011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공지영
2010년을 마감하는 12월의 마지막 이틀간, 공지영 작가의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게 되었습니다.아는 언니가 '읽으면서 너무 울었다'며 권해주길래 작위적으로 눈물 짜내는 소설인가? 반신반의하며 첫페이지를 넘겼다가, 이틀간 손에서 놓지를 못하고 말씀 읽듯이 은혜(?)받으면서 끝까지 읽어내려 갔습니다. 그리고, 한 이틀간인가 멍하니, 문득 문득 눈물도 쏟으면서 많은 묵상을 하게 됩니다. 알코올 중독자 아버지, 술만 마시면 폭력을 휘두르는 그를 견디다 못해 어린 두 아들을 버리고 집 나간 어머니, 그 속에서 갖은 육체적/정신적 학대를 견디다 자기들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는 운명의 힘에 의해, 거리의 부랑아로, 소년원 수감생으로, 마지막엔 강도/살인죄를 지은 사형수로 마지막을 맞게되는 윤수/은수 형제의 삶.그리고, 사형수로 하루하루 죽음 앞에 떨며 살아가는 윤수에게 다가온 하나님의 천사, 모니카 수녀님.사형수와 수녀님의 만남을 지켜보며 어린 시절 자신을 유린했던 사촌오빠의 기억으로 인해, 아무도 사랑하지 못하고 세차례나 자살을 기도했던 여성 '문유정'이 죄인에 대해, 사랑의 힘에 대해, 용서의 힘에 대해 알게 되며 새로운 인생으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려 나간 책입니다.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의 음지에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는 아무 상관도 없이 주어진 가난과 학대의 굴레에 갖힌 채, 한번도 사람으로서 대접 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상상해 보지도 못하고 범죄자로 키워져가는 거리의 아이들이, 예수의 사랑을 먼저 알고 그걸 나눌 줄 아는 한 사람만 만났더라도, 증오로 사람을 죽이며 죄책감조차 느끼지도 못하는 살인마가 아니라 성자의 삶을 살 수도 있었다는 것을 깊이 공감하였습니다. 그 사실은 이미 하나님의 사람, 박보영 목사님의 삶의 열매들을 통해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경험한 윤수/은수의 삶을 통해, 박보영 목사님의 아이들이 그가 자신들을 위해 죽음을 각오하고 대신 매를 맞기 전까지는 그 어떤 말에도 변화되지 않았다가 그 일이 있은 후에야 비로서 변화되었다는 것이 너무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는 학대와 폭력의 희생자로 자라온 아이들은 뇌의 어느 부분(특히 공감 능력을 담당하는 부분)이 현저히 파괴가 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듯이, 그들에게 다가서려면 그들의 삶 속에 축척되어 왔던 거절과 학대의 시간들을 상쇄시킬 만한 인내를 동반한 강력한 사랑의 폭탄이 없이는 안 된다는 사실입니다. 한 마디로 우리 사회가 이렇게 흉흉해 진 데에는 예수의 사랑에 대해 말하고 음미하고 찬양하는 사람은 많을찌언정, 그 사랑을 체험하고, 체험한 대로 전해주는 사람들이 없는데에 연유한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나같은 크리스챤, 말과 성경 지식으로 두껍게 옷 입은 채 받은 사랑을 흘려보내길 두려워하며 한달란트 받은 자처럼 땅에 묻어 두는 위선자들 때문이라고 말입니다...지금도 어디선가 두려운 눈빛으로, 자신을 방어할 힘이 전혀 없는 채, 세상 온갖 악과 더러움의 파도에 휩쓸리며 떨고 있을 어린 영혼들을 생각하면 눈물을 억제하기가 힘이 듭니다. 그동안 나의 관심은 도대체 어디를 떠돌아 다녔던 것인지, 예수님의 눈이 향하는 낮고 어두운 곳을 향해 '나는 몰랐다'라고 변명하며 높고 편안한 곳에서 받은 복을 세어보며 고인 물처럼 썩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신년초, 정말 작은 사랑이라도 내게 있는 그것을 나눔으로 작은 소자 하나에게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게 하는 2011년을 살게 되기를 소망하며, 함께 이 소망을 나누기 원하시는 분들께 공지영 장편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권해드립니다.p.s. 참고로 작가 공지영은 18년 동안 떠나 있었던 하나님께 다시 돌아와 사형수 선교를 하는 분들과 함께 실제로 구치소를 방문하며 사역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소설의 많은 부분들이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구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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