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곳에 가면 그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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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304회 작성일 11-08-20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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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학교에서 끝나면 나는 곧장 집으로 달려갔다.
집에 가면 엄마가 있기 때문이다.
우리 엄마는 그다지 다정하지도 않으셨고
재미있는 이벤트로 자식을
즐겁게 해주실지도 모르는
그저 평범한 우리 세대의 엄마 중 한 분이셨다.
그럼에도 집에 가면 엄마가 있다는 그 믿음만으로도
내 어린 마음은 충분히 가득 찰 수 있었다.
오로지 내 감정과 내 필요만이 제일 중요했기에
매일 그 시간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시던 우리 엄마의 마음속을
헤아려 보기까지는 참으로 긴 세월이 걸렸다.
집에 달려가 엄마를 보고 싶어하던 내 마음보다
훨씬 더 많이
엄마도 나를 기다리며 보고싶어 하셨다는 것을
직접 엄마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고,
또한 매일 그 시간 그 장소에서 누군가를 위해 있어준다는 것은
결코 녹녹치 않은
의지의 사랑이였음도 알게 되었다.
부모로서 당연한 책임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이 어디있겠는가....... 당연해야 한다는
자기주장을 내려놓고 삶의 구석 구석을
되돌아 볼 수 있다면
감사와 행복의 제목들은 더욱 풍성해지지않을까
나는 자주 한국에 가고 싶을 때가 있다.
그곳에 가면 그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게 있으라 명하시는 그 자리........
그 곳에 찾아올 누군가를 위해 기꺼이 그 사람이 되어주고도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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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Jeeyoung Kim님의 댓글
Jeeyoung Kim 작성일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달아 가는 것이 인생이 아닐까요?
우리 아이들이 당연히 여기는 엄마와 아빠의 자리에 참음과 포기와 희생이 스며 있다는 것을 부모가 된 어느 때인가 문득 알게 되겠지요. 저도 이 미국땅에서 부모가 되어 아이들의 taxi driver 노릇을 하게 되기 전까지는 단 한번도 경기도 안양에서 서울의 강남까지 매일 등하교를 시켜주셨던 어머니의 노고를 감사해본 적이 없었더랬습니다.

장근숙님의 댓글
장근숙 작성일
"민지엄마" 자매님, 올리신 글 감사합니다.
주님께선 우리들에게 주님을 위해 무언가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하라고 하시지 않음에도,
우리는 항상 그래야한다는 생각으로(그것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고 맨날 생각만--) 어깨만 무겁게 하곤 했는데,
주님께서는, 자매님의 그런 마음가짐으로 주 앞으로 나옴을 기뻐하시겠구나 싶고, 저도 그렇게 하고 싶어집니다.

adaya님의 댓글
adaya 작성일
아! 엄마 보고 싶다. 아빠도...
나의 자녀들이 나의 나이가 되었을 때 나를 어떤 엄마라고 기억해 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지 새삼 생각하게 됩니다.
찾아 올 누군가를 위해 그 사람이 되어 주고 싶다는 자매님의 고백처럼 이미 잘 하고 계신 것 아시죠?
자매님 글을 보니 "엄마를 부탁해"라는 소설이 생각납니다.

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사랑하는 사람들이 내가 기억하는 그 곳에 있음이 커다란 축복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분들을 하나씩 떠나 보낼 만큼의 제 나이가 되고서야 깨닫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제가 기억하고 있는 그 곳에 그 분들이 없는 날이 오겠구나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오늘 사랑하는 분들께 전화 드려야 겠습니다. 감사합니다.
adaya 자매님 우리 도서관에 " 엄마를 부탁해 " 책 있나요?
있으면 저 예약합니다.

Voice님의 댓글
Voice 작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