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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안함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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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3,411회 작성일 13-01-22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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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정리 정돈의 달인 입니다.<?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부엌 싱크대와 각종 서랍에 이르기까지 칸을 막아 정리하고 필요 없는 것들은 바로바로 버려야 하고 옷장 서랍안은 같은 종류의 옷끼리  칼라 별로 용도 별로 각을 잡아 개어 정리하며, 부엌 싱크대안은 크기별로 뚜껑은 뚜껑끼리 나란히 정리해 놓아야 직성이 풀립니다.

 

그러나 그렀다고해서 집안이 늘 깨끗한것은 아니고 저의 의도와는 다르게  항상 어수선 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남편과 우리딸이 전혀 그렇지가 않기 때문에 제가 바로 정리해 놓고 돌아선 그자리에 자기네들의 영역을 바로 표시해 놓기때문입니다.

 

유일하게 저만의 공간이어서 깨끗하게 유지할수 있었던 제 옷장과 서럽안도 제 딸이 몸이 커지면서 옷을 때론 같이 입게 되면서 제딸이 옷하나 찾으려고 왔다만가면 바닥 부터 다 뒤집어져서 화산 폭발이라도 한것 처럼 종류별로 칼라 별로 정리 해놓았던 정리 정돈의 흔적은 찾아 볼수가 없게 됩니다.

방금전 제가 정리 해놓고 돌아선 그 자리가 다시 흐트러지고 더럽혀진 자국 을 보면 저는 확 짜증이 솟고 거의 백만번쯤 그들에게 얘기 했던 그 긴 레파토리가 다시 시작 됩니다.

 

어이구 내 팔자야. 니들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내가 이집의 하녀야? 깨끗하게 좀 해놓으면 뭐 큰일 이라도 나냐?  너와 니네 아빠는 아무리  아름답고 훈훈하게 포장을 해주려고 해도 대책이 안서. 내 입만 아프지..." 

로 시작되는 제 푸념에 남편은 바로 남편의 주특기대로  자기가 안그랬다고 무조건 우깁니다.

처음엔 비교적 쎄게 무조건 자기가 안그랬다고 우겨보다가 결정적으로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서 더이상 우길수가 없게 됐을때는 우선 신속히 사과하여 일단 시간을 번 후 다음 대책을 강구 한다는 것이 백형제의 살면서 터득한 생존 철학입니다.  

제 딸은 엄마, 다시 쓸건데 왜 정리해? 너무 깨끗하면 오히려 더 disease 가져. “  하고 뻔뻔 스럽게 제가 오히려 mental problem 이 있다고  몰아 부치면서 자기가 더 time 을 save 하고 efficient 하다는 겁니다.

 

그래서 저의 집은 제 노력과 수고와는 다르게 항상 어지러져 있습니다.

 

제가 기분이 좋고 몸의 컨디션이 좋을 땐 운동으로 생각하고 할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문제는 제가 기분이 꿀꿀하거나 몸이 않좋을땐 이것이 거의 나를 미치게 한다는 데 있습니다.

저를 배려해주지 않는 가족들에 대한 섭섭함과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적으로 햐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때론 너무 우울하고 서러워서 신세 한탄에 감정의 기복이 좀 심한 날에는 더 나아가서 한국에 살았으면 나도 직장 다니면서 일하는 파출부도 좀 쓰면서 이것보다는 더 멋지게 살수 있는 인생이었는데 괜히 당신따라 여기와서 내가 이  고생한다며 남편에게 화풀이를 하다가 싸움이 점점 커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가족들의 습관과 태도가 나의 태도나 습관과는 같지 않다하여 스트레스를 받고 나의 정신력을 소모하며 자신을 괴롭히는 저가 너무 어리석다는 생각이 조금씩 듭니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할지라도 사랑이 없으면 소리 나는 구리와 울리는 꽹과리가 되고

때론 좀 덜 정리하며 살고  좀 어지럽혀 있어도 아무 마음의 부담을 가지지않는 것도 어느 정도는 제 정신건강과 노동의 절감과 그리고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때론 좀 필요 하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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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ac님의 댓글

isaac 작성일

글의 결론을 읽어보니 신자매님이 백형제에게서  옮아가는 것 같군요... 하하.

저는 백형제님이 굉장히 정리정돈을 잘하실줄 알알는데... 풍기는 인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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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연님의 댓글

신지연 작성일

이글을 읽은 남편왈 " 당신이 그랬었어? "


헉....


한마디로 제가 그렇게 정리를 하며 사는 사람인줄 몰랐다는 것이죠.


누구땜에 그 정리가 빛을 바래는데....


그 한마디에 본의 아니게 내려 놓음이라는 커다란 과제를 순식간에 이루게 되었습니다.


구하라 구할것이요. 찾으라 찾을 것이요. 글로 쓰라 그대로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