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minJun 30.2009
[여성칼럼]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 줘
황희연 (2009-6-22)
만 23세의 아들을 둔 자매님이 아들 약혼식을 위해 출타를 하였다는 말에 주변의 모든 분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 「와~, 진짜 효자다.」
분위기는 자연스럽게「자녀 결혼」쪽으로 흘렀는데 모두 한 숨부터 몰아 쉰다.
보통 서른 서넛(많게는 서른 여덟) 된 아들 딸들이 결혼을 생각하는 것인지 아닌지 닦달할 힘도 없다고 하며 자랑에 가까운 아들 딸 소개에 여념이 없다.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 노래면 노래, 인물이면 인물 빠지는 게 없고, UC도 서열 높은 곳, 우리 동네 유명한 사립 대학을 다녔고, 뛰어난 리더 십, 또 학위도 약속이나 한 듯 모두「Ph D」이다.
직장도 전문직, 직위도 초고속 승진으로 인한 최고의 자리, 어디에 집도 사 놓아서, 여자만 있으면(다른 분은 남자가 없어) 되는데 너무 바쁘단다.
그러면서 눈에 찰 지 모르지만 당신 자녀 이해해 줄만한 좋은 사람 있으면 꼭 연결 좀 하라고 신신 당부다.
그런데 결혼 적령기(아니면 혼기가 꽉 찬)의 아들 딸들을 둔 부모들이 이렇게 한 교회 안에 최고의 신랑 신부 감들이 모여 있는데 왜 먼 곳을 바라보며 사윗감 며느릿감을 찾는지 이해 되지 않았다.
다른 젊은이들이 모이는 곳을 가 보아도 선남 선녀들이 즐비한데「사귈 만한 여자가 없어요, 믿을 만한 남자가 없어요」하며「내 님은 어디에 계실까」노래다.
많은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결혼 상대자의 이상형으로 연예인 중의 누구(그 분을 잘 알고 있어서 일까?)를 꼽고, 이해심 많고 유머 있고 자상하고 키가 커야 한다고 한다.
또 하나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그러면 본인은 그런 사람에게 완벽하게 맞춰질 수 있다는 말인가!
이렇게 따지고 재다 보니(그렇지 않은 분도 있겠지만) 서른을 넘기고 마흔을 바라보며 부모님 속만 썩이는 불효자가 될 수 밖에.
한 모임에서 서로를 평가해 주는 시간을 가지고 한 사람 한 사람씩 돌아가며 평가를 했다.
받은 평가서를 한 청년으로부터 이 메일로 받았는데, 이 청년 역시 불효자가 되고 싶지 않아서 인지 자기의 평가에 맞는 배필을 찾아 달라는 부탁이었다.
「나는 기도하는 사람이다.
나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나는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다.
나는 서로 위로해 주고 힘이 되어 주는 사람이다.
나는 결단력 있는 사람이다.
나는 발전적인 사람이다.
나는 잘 웃는 사람이다.
나는 가족과 잘 융화하는 사람이다.
나는 칭찬하는 사람이다.
나는 생각이 깊고 입은 무거운 사람이다.
나는 자제력이 있는 사람이다.
나는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는 다른 생각을 이해하고 대화로 조율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좋은 아빠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다. 」
이런 나를 좋아 할 수 있는 사람을 부탁했다.
부모들이 소개한 내용도 아니고, 본인이 직접 한 소개도 아니고, 여자들이 원하는 이상형의 외모도 아니고, 좋은 학벌에「Ph D」는 더 더욱 아닌 이 청년을 볼 때 마다 나는 좋은 사람 있으면 정말 소개 시켜 주고 싶어진다.
내 중심으로 나를 이해해 줄 배필을 찾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평가를 보고 그의 관점에서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찾는 이 청년이야말로 이 시대 진정한 Persistently honorable Diligent (지속적으로 존경할 만하고 근면한 사람)가 아닌가!
내가 좋은 사람으로 준비 되었을 때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무시하고 오늘도 우리는 내 자식 자랑과 내 자식을 이해해 줄 사람만 찾아 헤매고 있다.
「너는 다른 사람이 너를 칭찬하게 할 망정 네 입으로는 너를 칭찬하지 말아라. (지혜의 글 27장 2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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