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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년을 돌아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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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신지연
조회 2,879회 작성일 11-11-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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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년을 시작한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시간은 벌써 11 월 중반으로 가고 있습니다.

매년 맞이 하는 연말이지만 또 1 년이 이렇게 지나가 버렸다는 생각에 가슴 한 켠이 구멍난 듯 허전함을 느낍니다.

희망으로 시작했던 한 해가 아쉬함과 회한으로 끝맺는 일년의 시간 속에 사람들은 때로 과거에서 위로와 행복을 찾기도 합니다. 인간의 선별적인 기억 속에 대체로 미래는 불확실하게 그려지는 반면, 과거는 아름답게 포장되는 경향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은 힘든 시간들도 나중엔 세월이란 필터에 의해서 걸러져 추억이란 이름으로 이야기될 것이고, 지금 슬픔과 고통속에 있다하더라도 시간이라는 용광로에 용해되어 우리는 결국 과거의 고통과는 어느 정도 화해를 하며 살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고마운 세월도 가끔은 독이 되기도합니다.

처음 내 집을 장만했을 때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올리던 그 감격, 가죽 시트 냄새 풍풍 풍기는 새 차를 구입했을 때의 짜릿함, 처음 꿈에 그리던 운전 면허를 땃을 때의 의기 탱천, 젊었을 때 남편을 처음 만났을 때의 그 설레임 ( 헉.. 지금은 안 젊나? )... 이제 이런 거 점점 기억하기 힘듭니다.

 

임진왜란 때 피난을 가던 임금이 식사를 통 하지 못하게 되었는데 어느 마을 에서 목어(木魚)라는 생선을 구해와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그 후 임금은 그 생선에 은어(銀魚)라는 멋진 이름을 하사하고 전쟁이 끝난후 다시 먹어보니 전쟁 중에 먹던 그 맛이 아니었기에 너무 실망하여 임금은 그 생선을 다시 목어라고 부르도록 했다고 하는 이야기.

그 임금님은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때 다르다는 말 처럼 힘들고 어려울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을 상황이 좋아졌다고 내치는 성실하지 못한 마음을 가진 우리들을 대표하는 자입니다.

 

2011 년을 시작하며 적은 저의 기도 노트를 보다가 아쉬울 때와 아쉬운 것이 없어진 때의 태도가 판이하게 달라지는 임금님의 마음으로 2011 년을 마치는 것 같아 부끄러운 마음으로 몇 자 적어봅니다.

절박함이 사라지면 과거에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은 언제 그랬느냐하며 까마득히 잃어버리는 것이 인간의 속성이지만,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의 눈물과 한숨 소리까지도 다 듣고 계시며 머리카락 까지 세시고, 우리들을 위하여 위대한 계획으로 적절한 때를 기다리시는 하나님이심을 지난 한 해를 돌아 보며 다시 한번 느낍니다.

 

마지막은 늘 쓸쓸하기 마련입니다. 그렇지만 중요하기도 하지요. 헤어지는 시간이니까요. 그러고 보니 이제부터 슬슬 2011 년 한 해와 헤어지는 연습을 해야 할까 봅니다.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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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영님의 댓글

김상영 작성일

헤어짐은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게 한다고 하더군요...비록 2011년은 쓸쓸히 보낼지라도, 2012년은 설렘과 함께 다가 오고 있지 않는가요? 절박함이 내 안에 가득차 있을때, 저희들은 자매님의 말처럼, 하나님께 전적으로 매달립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벼랑끝에 서있는 저희들을 야속하게도 밀어버리십니다...아~ 야속한 하나님, 그러나, 떨어지는 순간 우리는 새로운걸 깨닫습니다. 바로 날수 있다는것을, 하나님과 함께요,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2011년을 과감하게 떨쳐보내고, 2012년은 하나님과 함께 날아 보자구요, 자매님...승...주...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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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님의 댓글

류호정 작성일

생선 한마리가 주는 교훈....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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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윤기님의 댓글

백윤기 작성일

벌써 한해를 접는 성급한(?) 신자매님의 글을 읽으면서 세월의 빠름을 다시 느껴봅니다.

서기 2000년은 어떤것일까 하고 1960년대 어린시절을 살면서 참 궁금하였었습니다.

이런 것이었군요.

그리고 Y2K 가 참 떠들썩하였었는데, 벌써 곧 12년 전이 되어갑니다.

나이는 아무런 일을 안해도 먹습니다...

나이먹는다고 더 현명해 지는 것은 아니더군요. 나를 볼때...

신자매님의 글, 잘 읽었습니다.

매주 기다려지는데요.  msn040.gi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