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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그리고 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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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saac
조회 2,024회 작성일 10-02-2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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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jpg


어제 저녁에 아내가 어느 자매에게서 전화를 받았다.

내일 (즉 오늘이다) 이곳에 큰 지진이 난다는 계시를 받은 분이 있다는 것이다.

그분은 용한 분(?)으로 알려져있고 근처 대형 한인교회에 나가는 분이라 한다.


24시간 이후의 일을 알아맞출 수 있는 사람은 큰 부자가 될 수 있다.

내일 올라갈 주식만 정확히 산다면 게임은 이미 끝난 것이다.


혹시 사실이라면 어떨까 하고 아내가 쬐끔은 우려하는 안색이었다.

그분은 용한 분이며, 혹시 특별 계시를 받은 것이 아니냐는 것.

나는 한마디로 그 계시를 이야기 한 분은 무당, 그것도 약지 못한 무당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지인의 회사에 들렀는데 젊은 여직원들도 그 이야기를 하면서, "어떡하죠, 오늘 저녁에 강도 9.5의 지진이 온데요" 하며  반신반의 하면서도 조금은 울상과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소문도 빠르다.

게다가, 이야기가 와전이 된 것 같은데 그 예언을 한 분이 나가는 대형교회의 담임 목사님도 여기에 관련이 된 것같은 이야기를 하고들 있었다.  그 목사님이 훌륭하신 분인데 맞는 예언이 아닐지도 모르지 않냐는 것.


언제가  한국에서 있었던  실화가 떠올랐다.

한 여성도님이 산기도를 갔는데 기도원장이 안수기도를 해주는 도중 기도원장의 예언이 떨어졌다는 것.

"당신 남편 한 달안에 죽습니다"

놀란 이 성도는 울부짖는 기도를 하였고, 기도원장이 자신이 중보기도를 해서 이를 막을 수 있다고 하며, 대신

헌금을 200만원을 할 것을 추천하였다는데.

돈을 안가져왔다는 여신도에게 "신용카드도 됩니다"하여 결국은 그 신도가 크레딧 카드로 헌금을 하고, 중보기도를 받고 산에서 내려온 후,  아무래도 석연치 않아서 목사님에게 상담을 해 왔다는 것.

목사님은 하도 마음이 상해서, "그 산기도원장은 박수입니다." 라고만 하셨답니다.

그런데 목사님의 그 다음 말씀이 참 여운을 남겼습니다.


"여러분이라면 200만원 헌금 안하시고 내려올 것 같으십니까?  200만원  주고 오고 맘편한 것이 낳지,

 남편죽는다는데 태연히 돈 안내고 내려올 사람 많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그럴 것 입니다."


미신에서는 소위 액땜이라는 것이 있다. 박수나 무당은 액을 부쳐주고 그것을 땜으로 돈을 번다. 우리 인간의 불안의 심리를 이용하는 고도의 상술이다.

그런데 이런 행위가 교회안에도 은근슬쩍  들어오고 있다.

기도가 용하다느니, 예언의 은사를 받았다라는 분들이 한 둘씩 이곳에도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돈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나 거의 숭배적인 존경을 요구한다.   돈보다 더 powerful 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전혀 놀라운 일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지난주 이상학 목사님의 설교에 아브라함의 신앙의 여정이 생각난다.

갈곳을 뚜렷이 보여주시지도  가르쳐 주시지도 않으시고, 너는 나의 인도함을 믿어라, 나를 믿어봐, 나의 눈만 쳐다보며 따라와 보렴 하시는 하나님이시다.

마치 베토벤 바이러스의 드라마의 한 장면에서  연주중 귀가  갑자기 안들리는 바이오린 주자에게 김병민이 나만 봐, 나만 보며 연주하면 돼, 하면서 베토벤의 로망스를 연주케 하던 것같이...

결코 믿음이 많다고, 아니 있다고 자부하는 나는 아니나, 옳바른 믿음이 아닌 것은 곧 식별할 수 있다.

가짜는 가짜를 척 알아본다고나 할까...


만일 이런 "예언"을 한 분이  정말 그 대형교회의 교인이라면 그 교회 목사님께서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교회내에  영적 쇄신을 강화 하고, 현혹된 말을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사칭하는 사이비 교인들은 꼭 척결하시길 교인의 한 사람으로 기대해 본다.


만일 모든 것이 헛소문이었다면 씁슬한 웃음으로 넘길 일이고...





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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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min님의 댓글

admin 작성일

왜 소복을 입고 오르시나요,  파티복을 입어야지,  ㅎㅎ


그런데 그 대형교회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목사님이 그 성도의 예언이 얼마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셨었나 봅니다.

제가 평소에 존경하는 목사님이지요.


그래서 Chuck Swindol 목사님의 충고가 기억납니다.

한 분의 가르침만 받지 말고 여러분의 가르침을 받으라는...


또 어느형제님의 명언도 생각이 납니다.

어느분의 가르침이던지 보석은 주워담고 나머지는 그냥 놔두면 된다는..


인간의 가르침이 100% 다 맞을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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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ya님의 댓글

adaya 작성일

"보석만을 주워담아라" 그것 참 좋은 말이네요.  지금부터 부지런히 보석만을 골라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야겠네요.